"지금 일본호텔 엄청 싸대"…지방 소도시까지 韓 여행객 쏠린다

중국 단체 감소로 호텔 공급가 급락…예약률 최대 500% 증가
출국세·숙박세 인상 검토에도 한국발 일본 수요 고공행진

일본 오사카ⓒ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중국 단체 여행 수요가 줄면서 갑자기 '공실' 신세가 된 일본 호텔들이 '최대 손님'인 한국 시장에 단기 특가를 잇따라 내놓았다. 동남아 여행 불안을 느끼는 한국 여행객의 일본 여행 수요 역시 급증하는 중이다.

출국세·숙박세 인상 논의 등 비용 변수는 커지고 있지만, 잠시 주춤했던 한국발 일본 여행 수요가 다시 강세를 보이며 '일본 쏠림' 흐름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의 일본 패키지 예약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30% 증가했고 도쿄·오사카·후쿠오카는 100% 가까이 늘었다.

시코쿠·남규슈 등 지방 소도시는 항공 노선 확대와 특가 공급 영향으로 최대 500%까지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단체 수요가 줄면서 일본 대도시뿐 아니라 시코쿠·남규슈 같은 지방 호텔들이 한국 시장에 단기 특가를 내고 있다"며 "2026년 3월까지 공급가를 낮춘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소도시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랑풍선(104620)도 일본 수요는 증가세를 보였다. 노랑풍선의 4분기 일본 패키지 예약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대도시보다 시코쿠·혼슈 등 지방 지선 노선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투어 역시 일본 여행 수요 확대 흐름이 확인됐다. 동계 시즌(12~2월) 전체 예약에서 일본 비중은 21.9%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삿포로가 전체의 28.8%를 차지해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마쓰야마(18.4%)·후쿠오카(17.0%)·오사카(16.7%)·대마도(8.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나고야·와카야마 등지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 여행지 다변화도 확인됐다.

자유여행 중심의 놀인터파크에서도 일본 수요 확장은 이어졌다. 지난 10일 기준 일본 숙소 거래액은 전년보다 26% 증가했고, 도쿄·오사카·후쿠오카가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삿포로(2.5%p), 오키나와(1.5%p) 등 지역도 소폭 비중이 늘었다.

놀인터파크 관계자는 "객단가를 낮춘 일본 호텔들이 동남아 자유여행객까지 흡수하면서 객실 점유율을 회복했다는 현장 반응이 있다"고 말했다.

숙박세 인상과 비용 변동 리스크를 두고는 신중론도 나온다.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오버투어리즘(관광공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 확보를 명목으로 현재 1인당 1000엔(약 9400원)인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3000엔(약 2만 8000원)으로 3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숙박세 인상은 특히 단기간·단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에서는 중국 등 인근 국가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오는 2월 중국 춘절에 방일 여행객이 감소할 경우 일본 호텔 객단가 변동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