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6개가 러닝 티셔츠로"…일반 기능성 옷과 다를 게 없네

'SM런' 참가자 1.5만 러너 달리며 자원순환 체험
효성티앤씨 '리젠' 공식 스폰서로 참여

효성티앤씨가 3일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항에서 열린 러닝 행사 'SMTOWN RUN CLUB 26'에서 체험 부스를 운영 중인 모습. 2026.10.3 ⓒ 뉴스1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버려진 페트병 단 6개면 이 러닝티셔츠 한 장이 완성됩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의 설명에 행사장 부스를 지나던 러너들이 걸음을 멈췄다. 지난 3일 오전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항에서 열린 '에스엠타운 런 클럽'(SMTOWN RUN CLUB 26) 행사장은 출발을 앞둔 1만 5000여 명의 러너와 활기찬 음악으로 북적였다.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효성티앤씨 부스에서는 폐페트병이 재생 원사를 거쳐 운동복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효성티앤씨는 이날 행사에 공식 의류 스폰서로 참여했다. 러너들이 입은 공식 러닝티셔츠에는 리사이클 기능성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 아스킨'(regen™ ASKIN)이 적용됐다. 현장 관계자는 일반적인 라지(L) 사이즈 러닝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750mL 폐페트병 약 6개가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수거한 페트병을 세척·분쇄한 뒤 플레이크로 재생하고, 이를 다시 리젠 원사로 만들어 티셔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부스의 한쪽에는 이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 '분리배출→세척·분쇄→플레이크 재생→리젠 원사→티셔츠'라는 과정이 순서대로 표시돼 있었다. 자원순환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 옷 한 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풀어낸 것이다.

효성티앤씨가 3일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항에서 열린 'SMTOWN RUN CLUB 26' 행사장에 마련한 부스에서 폐페트병 6개가 세척·분쇄와 재생 과정을 거쳐 '리젠' 원사가 되고 티셔츠 한 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2026.10.3 ⓒ 뉴스1 양새롬 기자
1.5만 러너와 만난 '리젠'…친환경 소재 직접 체험

효성티앤씨가 이날 강조한 것은 단순한 재활용 소재 자체보다 실제로 입을 수 있는 기능성이었다.

리젠 아스킨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에 흡한속건, 냉감, 자외선 차단, 비침 방지 등의 기능을 더한 소재다. 현장 관계자는 "재활용 원사라는 친환경성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 러닝에 필요한 기능성까지 함께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미래의 섬유를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앞으로 어떤 기능을 가진 원단이 개발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에 참가자들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적어 보는 방식이다. 기자도 '한번 사면 오래오래 입을 수 있는 원단'을 적어냈다.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폐페트병 수거함도 눈에 들어왔다. 러닝을 마친 참가자들이 생수병을 다 마신 뒤 페트병을 버리는 공간에 '리젠 되돌림 캠페인' 수거함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자원순환에 참여하도록 했다.

3일 인천 영종도 왕산마리나항에서 열린 'SMTOWN RUN CLUB 26'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폐페트병 수거함. 현장에 다른 쓰레기통도 있었지만, 폐페트병은 이 수거함에 더 잘 모였다. 2026.10.3 ⓒ 뉴스1 양새롬 기자

효성티앤씨가 대규모 러닝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친환경 섬유를 알리는 것보다 실제 소비자가 제품을 입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소재를 경험하게 하는 데 의미를 뒀다. 러닝은 땀 배출과 착용감, 통기성 등 스포츠웨어에 요구되는 기능을 직접 체감하기에 적합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실제 제품 제작 과정에서도 필드 테스트를 거쳤다. 행사 전 효성티앤씨 임직원과 패션 디자이너, 러닝 인플루언서 등이 리젠 티셔츠를 직접 입고 10㎞를 달리며 착용감과 기능성을 점검했다.

직접 입고 10㎞ 달려보니…"재생 소재라고 다를 건 없었다"

기자도 이날 리젠 아스킨이 적용된 러닝티셔츠를 입고 출발선에 섰다.

코스 시작 부근에는 오르막 구간이 포함돼 있어 출발 직후부터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달리는 동안 티셔츠가 몸에 심하게 달라붙거나 옷이 무겁게 느껴지는 불편함은 크지 않았다. 10㎞를 달리는 동안 일반적인 기능성 러닝웨어와 비교해 착용감에서 특별히 이질적인 느낌도 없었다.

물론 냉감이나 흡한속건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계측 장비를 통해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개인 체감은 날씨와 운동 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라는 선입견을 갖고 입었을 때도 실제 러닝웨어로 사용하는 데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눈에 들어온 것은 친환경 소재를 강조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과거에는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친환경 소재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면, 이날 효성티앤씨는 재생 원사를 사용하면서도 러닝에 필요한 기능성을 갖췄다는 점을 함께 보여줬다.

이 관계자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 사용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러닝을 비롯한 다양한 일상 속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친환경 소재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예정된 '카카오뱅크 세이프 레이스' 등에서도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