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1석'…고려아연 임시주총 경영권 표대결 승부처

이사 5명 충원해 19명 체제 예고…백인규·박유경 감사위원 맞대결
자문사 9곳 중 8곳 백인규 후보 지지…국민연금, 양측 후보 찬성

고려아연이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고려아연(010130)의 경영권을 두고 갈등 중인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가 임시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 한 자리를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이번 임시주총에선 이사 5명을 새로 선임해 현재 14명인 이사회를 19명으로 채울 예정이다.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2석씩 확보할 가능성이 커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이사회 14명→19명…감사위원 따라 '12대 7' 또는 '11대 8'

고려아연은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등 3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정관을 개정해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정했다. 이번 주총에 상정한 정관 변경안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 이상 두도록 한 개정 상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재임 중인 이사는 14명으로,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선임하면 19명 체제를 갖추게 된다.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다른 이사 선임 안건과 별도로 주주총회에서 뽑는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다. 이사 선임 단계부터 3%룰을 적용해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이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장치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가 분리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을 기존 1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주요 주주를 보면 영풍·MBK 측은 영풍 계열 와이피씨가 25.21%, MBK 측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8.25%를 보유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크루서블JV의 지분율은 10.59%다. 이 밖에 국민연금공단은 5.44%, 현대차그룹의 HMG글로벌은 5.01%, 우리사주조합은 0.17%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독립이사 4명 선임에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 주주는 의결권 있는 보유 주식 1주당 4표를 받아 특정 후보에게 몰아주거나 여러 후보에게 나눠 행사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주가 지지 후보에게 표를 모아 이사회 진입을 노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이 각각 후보 2명씩을 추천한 만큼 이번 독립이사 선임에서는 2석씩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이 2명씩의 이사를 확보하면 감사위원 선임 전 구도는 11대7이다. 추가로 고려아연 측 백인규 후보가 감사위원에 선임되면 12대7,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가 선임되면 11대8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경우든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는 구도다.

자문사 8곳 백인규 지지…해외 기관투자자 일부, 박유경 선택

감사위원 선임에는 3%룰이 적용돼 지분율 우위만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합산해 3%로 제한되고, 그 외 주주에게는 개별적으로 3% 한도가 적용된다. 대주주의 지분 우위가 그대로 득표로 이어지기 어려워 기관투자자와 일반주주의 표심이 중요할 수 있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는 백인규 후보에게 기울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국내외 자문사 9곳 중 ISS·글래스루이스 등 8곳이 백 후보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딜로이트안진에서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경험을 쌓은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박유경 후보를 지지했다.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는 자문사 다수의 권고와 다른 선택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주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캘퍼스'는 박 후보 선임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백인규·박유경 후보 모두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한 명을 선임하는 안건에서 두 후보를 모두 지지해 사실상 어느 한쪽에 힘을 싣지 않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만큼 주요 주주와 일반주주의 지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감사위원 선임의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