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ASML 반도체 동맹…12인치 포토 마스크 공동 개발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 제조에 High NA EUV 도입
전영현 "넥스트 AI 위한 기술 기반 마련해 나갈 것"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설비 기업 ASML과 차세대 12인치 포토 마스크 공동 개발에 나서고 업계 최초로 메모리 제조에 High(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Large Size Mask Consortium)'에 참여한다. 삼성전자와 ASML의 차세대 반도체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ASML과 차세대 반도체 제조 협력을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참여하기로 한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은 현재 반도체 노광설비에 사용되는 6인치를 12인치로 전환하기 위한 협의체다. 노광설비와 포토 마스크 관련 글로벌 기술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12인치 포토 마스크 개발을 목표로 공동 연구, 표준 개발 등의 협력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포토 마스크는 미세 회로 패턴을 정교하게 새긴 정밀 '마스크(틀)'로 노광설비 내에서 빛을 통해 웨이퍼에 설계된 패턴을 새기는 필수 도구다. 회로를 새기는 정밀도가 반도체 성능과 수율을 결정한다.

그간 반도체 노광 공정에는 6인치 마스크가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AI 반도체 등 회로의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하나의 회로(Layer)를 한 번에 웨이퍼에 새기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하나의 회로를 여러 개로 나누어 새기고 이를 다시 웨이퍼 상에서 연결하는 작업(Die Stitching)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다만 회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할 경우 재작업(Rework)이 필요하고, 생산기간이 길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High NA EUV 도입과 함께 12인치 마스크로 전환하면 나누어 새기고 이를 연결하는 작업(stitching) 제약을 해소할 수 있어 팹 생산성을 높이고 칩 제조 비용도 낮출 수 있다.

또한 설계 단계에서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첨단 반도체의 경우 12인치 마스크를 통해 High NA EUV 설비의 이점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 더욱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ASML은 현재까지도 유일하게 EUV 노광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설비 업체다. 이번 12인치 대형 포토마스크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참여로 12인치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및 파운드리 제조 두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해 온 기업으로서 오랜 EUV 사용 경험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12인치 포토마스크 전환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또 ASML과 2028년까지 첨단 D램 제조에 차세대 노광 설비 High NA EUV 도입을 위한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High NA 기술이 첨단 메모리 제조에도 적용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더욱 정밀한 패터닝을 통해 D램 미세화 로드맵을 연장하고 공정 단순화와 생산성 제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ASML은 그간 쌓아온 성공적인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 AI 반도체 제조에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술 개발과 도입을 더욱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AI 시대가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제조 리더십을 이어가고 ASML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넥스트(Next) AI'를 위한 기술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 ASML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ASML의 가장 중요한 혁신 파트너 중 하나로 그동안 현대 반도체 제조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 왔다"며 "AI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제조를 위한 혁신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앞으로도 첨단 메모리와 혁신적인 제조 방식 등에서 추가 협력 기회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