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 KF-21 '장거리 공대공' 수주전…한화·현대로템·LIG '격돌'

10월 우협 선정, 연말 확정…'국방 자립·시장 확대' 필수
핵심 '덕티드 램제트' 경쟁…중대재해·뇌물 의혹 변수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5일 사천기지에서 취임 후 첫 지휘비행으로 KF-21 전투기에 탑승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1.5 ⓒ 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주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을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LIG D&A)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F-21은 기체는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항공 무장의 경우 아직 유럽 MBDA의 미티어급 미사일 등 외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군 전력 자립화와 KF-21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사업인 만큼, 어느 업체가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33년 체계개발 마무리, 2035년 양산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다음 달 7일까지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 제안을 받는다. 현장 확인과 제안서 평가를 거쳐 오는 10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12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총 1조 9000억 원이다. 연구 개발비에 7535억 원, 후속 양산에 1조 1471억 원을 투입한다. 2033년 11월까지 체계 개발을 마치고 2035년부터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5세대 전투기 KF-21은 올해 7월 체계 개발이 마무리됐다.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AESA 레이다를 포함한 4대 핵심 항전장비, 기체 설계, 비행 제어, 무장 통합 등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하반기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기체와 달리 탑재할 항공 무장의 경우 아직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는 유럽 MBDA의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디펜스의 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장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독자적 군사역량을 확보하고 해외 방산 시장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KF-21 기체뿐 아니라 항공 무장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K-방산의 베스트셀러로 통하는 K9 자주포의 경우 독일 MTU 엔진을 장착했을 때 독일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수출이 가능했다. 현재는 STX엔진의 제품을 사용한다.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탑승한 '하늘의 지휘소' 공군 항공통제기(E-737 / 왼쪽 첫번째)가 KF-21 등 국산 전투기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비행하는 모습(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 ⓒ 뉴스1
'덕티드 램제트' 기술력 대결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과 LIG D&A가 팀을 이뤄 한화에어로와 경쟁하는 구도다. 특히 지난 7월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도입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에 밀린 현대로템은 설욕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은 서로 이번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고체 덕티드 램제트 엔진에서의 경쟁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공기 흡입구(덕트)를 통해 외부 산소를 흡입해 연료를 연소시키는 방식의 추진 엔진이다.

외부 산소를 흡입하기 때문에 기존 고체 로켓 엔진과 달리 산화제를 탑재하지 않아도 되고, 빈 공간을 모두 연료로 채워 사거리나 속도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또 밸브를 통해 산소 유입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료 소비를 제어할 수 있어 표적 앞에서도 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2021년 이후 덕티드 램제트 엔진을 적용하기 위한 정부 발주 6개 과제 중 총 5개를 수행했다. 국내 최초 덕티드 램제트 적용 미사일이 될 초음속 공대지 유도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2000년대부터 램제트 엔진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램제트와 스크램제트(고속)로의 속도 전환이 가능한 이중램제트로까지 기술을 확대했다"며 "3000억 원을 투입해 램제트 엔진 연구개발과 생산이 이뤄지는 항공우주 종합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체들은 KF-21 체계개발 및 생산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협력 관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와 LIG D&A는 지난 2월 각각 KAI와 'KF-21을 비롯한 항공기 무장 국산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로템도 이달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한 항공무장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해 KAI와 손을 잡았다.

다만 이번 사업에서 양측 제재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의 경우 지난 6월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사망사고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LIG D&A의 경우 소속 임원이 방위사업청 공무원에게 금품과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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