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먼저 사람 뽑는다"…채용 시장에 부는 'AI 에이전트' 風
사람인·잡코리아·원티드랩, 공고 작성부터 인재 탐색·추천까지 AI 확대
생성형 AI 넘어 채용 전 과정 자동화…공채보다 '정밀 매칭' 확산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HR테크 업계의 경쟁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AI가 공고를 작성하고 적합한 인재를 먼저 추천하는 것은 물론 면접 준비와 지원자 관리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국내 채용시장도 검색 중심에서 추천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예상 질문 생성 등 개별 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채용공고 작성부터 후보자 탐색, 적합도 분석, 인재 추천, 일정 관리까지 여러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이에 따라 채용 플랫폼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채용공고와 이력서를 확보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과 구직자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하느냐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채용 방식의 변화도 뚜렷하다.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해 공고를 직접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이력과 관심 직무, 공고 조회 이력 등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일자리를 먼저 추천하고, 기업에도 채용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를 제안하는 형태가 확산하고 있다. 상시·수시채용이 늘면서 대규모 공개채용보다 직무별 '정밀 매칭'과 '다이렉트 소싱'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은 기업이 직무와 담당 업무, 자격요건을 입력하면 AI가 채용공고를 작성하고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직자에게는 AI 커리어 매칭 에이전트와 AI 모의면접, AI 서류합격 코칭 등을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 AI 서비스 이용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96% 증가했다.
잡코리아는 AI가 구직자의 이력과 관심 직무,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공고를 먼저 추천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AI 추천 서비스 적용 이후 공고 클릭률은 298%, 지원 전환율은 35% 높아졌다. AI 인재 매칭 서비스 '원픽'의 누적 공고 조회 수는 1억 2000만회를 넘어섰다.
원티드랩도 AI 기반 인재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AI 매칭을 활용한 경우 서류 합격률은 일반적인 방식보다 4배 높았고 채용 소요 기간은 평균 70% 단축됐다. 자연어로 필요한 인재를 입력하면 후보자를 추천하는 채용 에이전트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사람인 관계자는 "기업들은 대규모 공채보다 AI를 활용해 적합한 인재를 직접 찾는 '다이렉트 소싱'과 직무별 '정밀 매칭'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공고를 검색해 나열하는 방식에서 AI가 적합한 공고를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구직과 인재 탐색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AI 에이전트가 후보자 스크리닝과 자격요건 분류, 적합도 판단 등 반복적이고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 채용 담당자는 정보를 일일이 검색하고 정리하는 업무보다 최종 의사결정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채용 경쟁은 개별 서비스 고도화를 넘어 채용시장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 구직자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적합한 인재를 찾아 입사를 제안하는 방식도 확산하는 추세다. AI는 방대한 이력서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직무 적합도가 높은 후보자를 선별하고 채용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우선 추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 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21.7%는 이미 채용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었으며, 74.5%는 향후 AI 도입 또는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채용 담당자들 역시 AI가 적합한 인재 추천과 채용공고 작성, 후보자 매칭 등 반복 업무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는 구직자의 취업 준비 방식도 바꾸고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는 물론 기업 정보 탐색까지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채용 과정 전반에서 AI 의존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기업들은 AI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기준과 편향성 검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정부도 AI 활용 여부 사전 고지와 윤리 기준 등을 담은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가 채용 담당자나 구직자를 대체하기보다 반복 업무와 정보 탐색을 맡고, 사람은 최종 판단과 설득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공고를 작성하고 후보자를 추천하는 단계를 넘어 채용 과정 자체를 설계하는 역할까지 맡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는 AI의 추천 정확도뿐 아니라 그 판단을 얼마나 설명하고 검증할 수 있는지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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