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엘리먼트 바이오에 2668억 투자…정밀 의료시장 선점
DNA 시퀀싱 기술 보유사 1대 주주 지위 확보
"의료기기·디지털헬스 등 폭넓은 시너지 기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약 2688억 원(1억 7500만 달러)을 투자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미래 정밀 의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10일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추가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엘리먼트의 '시리즈 D'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정밀 의료 시장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정밀 의료는 환자 개인의 유전체 정보,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패러다임이다. 질병의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개인에게 최적화한 약물과 용량을 처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엘리먼트는 삼성전자의 투자를 바탕으로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과 멀티오믹스 생태계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대규모 글로벌 임상과 진단 분야의 제품 로드맵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업계 최고 수준인 99.99%로 높이고 분석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DNA 시퀀싱'(DNA Sequenc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DNA 염기(Base) 서열을 읽어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얻은 유전체 정보는 △선천적 유전 특성 파악·질병 사전 예측 △유전 변이에 따른 질병의 조기 발견과 추적 관찰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등 미래 정밀 의료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분야는 엘리먼트의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 기술과 '멀티오믹스'(Multiomics)다.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그 DNA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RNA·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기술이다.
DNA 시퀀싱이 생명체의 '설계도'를 읽는 것이라면, 멀티오믹스는 그 설계도가 몸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변화하는지 등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정밀 의료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에는 DNA·RNA·단백질을 각각 다른 장비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합치는 방식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정확도의 한계 등이 있었다.
엘리먼트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하나의 기기로 DNA·RNA·단백질과 세포의 변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엘리먼트는 2022년 중형 DNA 시퀀싱 기기 '아비티'(AVITI)를 출시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분석하는 '아비티 24'를 출시했다. 또 △기존 제품 대비 분석량은 5배 늘고 분석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인 분석장비 '비타리'(VITARI) △병원 검사실에서 맞춤형 항암제 처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아비티 Dx'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엘리먼트 시퀀싱 기기는 생명공학 연구소, 연구기관·병원 연구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멀티오믹스 제품은 향후 제약사에서도 활용될 전망이다.
향후 DNA 시퀀싱 데이터는 병원의 임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수면, 운동 등 일상생활 데이터와 결합돼 궁극적인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확대를 계기로 엘리먼트와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기술 전반의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역량,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기술에 엘리먼트의 DNA·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유전자 진단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엘리먼트는 삼성전자의 AI·IT 기술을 활용해 DNA 시퀀싱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비용을 낮춤으로써 정밀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엘리먼트 몰리 히(Molly He)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가 엘리먼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은 우리의 비전과 기술력,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촉진하고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혁신 기술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전문성과 엘리먼트의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돼 맞춤형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사람들의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 아래 정밀 의료기기부터 디지털 헬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투자 확대로 인한 엘리먼트 경영권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역할인 SI는 기술 제휴, 밸류체인 강화 등 명확한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목적으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투자 대상 기업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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