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의 황산 취급대행 요구 거절 '적법'…고려아연 승소

고려아연 "영풍 안전 리스크 전가 명백히 드러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영풍(000670)이 고려아연(010130)을 상대로 신청한 황산 취급대행 관련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고려아연이 최종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말 서울고법 제25-2민사부가 영풍의 항고를 기각한 이후 영풍 측이 재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승소가 확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2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아연은 황산 관리 시설 노후화와 유해 화학물질 추가 취급에 따른 법적 위험, 저장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영풍에 황산 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했다. 이에 같은해 7월 영풍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고법 역시 올해 4월 영풍의 항고를 기각했다. 영풍은 부당한 거래거절, 사업활동 방해,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주장했으나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채권자(영풍)는 아연 생산을 시작한 2003년경부터 현재까지 상당 기간 동안 황산 처리 방안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채무자(고려아연)에게 위탁한 채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2019년부터 노후 저장탱크 철거 조치를 시행해 왔다. 계약 종료 후에도 지난해 1월까지 황산 취급대행 업무를 수행하는 등 영풍이 대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또 법원은 영풍이 단기적으로 경쟁사들보다 낮은 가격에 황산을 판매해 국내 판매량을 늘리거나, 탱크로리를 이용해 수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안적 처리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음에도 오직 영풍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거래거절을 했다거나 거래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최종 승소를 통해 당사의 황산 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이 정당했음이 입증됐다"며 "영풍이 20년 넘게 자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위험물질 관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왔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는 70년 넘게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으나 최근 수년간은 경영에 이견을 보이며 갈등이 표출돼 왔다. 이후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더욱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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