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위원장 "프락치 짓, 제명" 막말 논란…소명 기회도 "안돼"
'메모리만 성과급' 제안한 조합원에 "동행 노조 집행부냐"
노노 갈등 일파만파…동행 노조 "무시·비하 사과하라"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005930) 지부 위원장이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 중 메모리 사업부만 성과급을 받고 사측과의 협상을 끝내자고 제안한 조합원을 향해 프락치 짓을 한다고 비난하면서 영구 제명 조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 노조)을 비꼬는 듯한 발언도 하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한 조합원이 '그냥 메모리만 더 받고 끝내면 안 되나?'라고 하자 "동행 집행부인가요, 왜 쁘락치(프락치) 짓을 하세요"라고 반응했다.
해당 조합원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영구 제명' 경고에 "저는 조합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고 오해가 있었다면 소명할 기회도 갖고 싶다"며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거나 복귀할 수 있도록 검토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최 위원장은 "노조 와해 관련으로 제명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제명 여부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 '제 말에 사과드린다. 노조 와해를 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사업부 제조 직원이다. 실수라고 생각하고 이해해달라'는 요청에도 "안된다. 규약을 보라"며 거부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를 통해 "비권리조합원으로 변경하고 집행부 논의해 조합 영구 제명할 예정"이라며 "오해가 있었다고 소명하고 싶다고 해서 '제명 예정'이라고 전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최대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배당액(약 11조 원)의 4배이자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약 37조 원)를 상회하는 규모다. DS 부문 임직원 1인당 약 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노조가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사측과의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사내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고 메모리 사업부 소속 조합원 입장에선 성과급 협상이 조속하게 마무리되길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와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파운드리 사업부 등에 대한 고액의 성과급 요구를 두고 삼성전자 안팎에서도 형평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 위원장이 임금교섭 공동교섭단을 공동으로 꾸린 다른 노조를 비방하는 발언을 하면서 노노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 위원장이 비난한 3노조는 조합원 중 70%가량이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소속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 이후 비(非)반도체 부문이 중심인 제3노조는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했다. 제3노조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제3노조는 "그동안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수없이 요청해 왔지만 이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고 있는 협력적 교섭 관계나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며 공동교섭단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제3노조는 또 차별 대우에 대한 공식 사과도 요구하면서 불이익 및 비하 행위를 지속할 경우 법적 조치 등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최 위원장의 '동행 집행부' '프락치' 발언이 노노 갈등을 확산시킨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최 위원장이 촉발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며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 논란이 일었다.
다른 대기업 노조를 자극, 충돌이 일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경고성이 아니냐는 질의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죠. 30% 달라고 하니, 저희처럼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납득 가능한 수준(을 요구)해야 하는데"라는 글을 게시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바 있는데 성사가 되더라도 1인당 성과급은 30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LG유플러스 노조 측은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을 예고한 채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내에선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일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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