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지도 아닌 내비 켠 헬릭스…동물 종양 치료, 골든타임 바꾼다

[인터뷰]인터벤션센터 연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다학제 진료로 반려동물 종양 치료 선택지 제시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김태성 원장(왼쪽부터), 정정윤 인터벤션센터장, 고재은 서울동물종양영상센터장이 새로 도입한 혈관조영술 장비를 보며 시술 논의를 하고 있다(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반려동물 보호자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종양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싶었습니다."

수의계 길잡이 역할을 해온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서초본원(대표원장 황정연, 이하 헬릭스)은 최근 인터벤션센터를 열고 최첨단 혈관조영 장비 '캐논 알페닉스 스카이(Canon Alphenix Sky)'를 도입한 이유를 공개했다.

강아지, 고양이 종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보호자는 "더 해줄 수 있는 것"을 찾는다. 특히 수술이 어렵거나 종양이 재발한 상황에 놓이면 반려동물과 보호자는 '결정의 벽' 앞에 서게 된다. 이런 보호자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치료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헬릭스는 다시 한번 과감한 투자를 했다.

개복 없이 치료까지...정밀 인터벤션 환경 구축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는 최근 최첨단 혈관조영술 장비 캐논 알페닉스 스카이를 도입했다. 의료진이 장비 시연을 하는 모습 ⓒ 뉴스1 한송아 기자

헬릭스는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방사선 치료 장비를 도입해 약 7년간 종양 치료 분야를 선도해왔다.

여기에 인터벤션센터를 개소하면서 종양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구조에서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국내 최초로 방사선 치료와 인터벤션 시술을 '한 동물병원에서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번에 도입한 캐논 Alphenix Sky는 혈관 내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치료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장비다. CT(컴퓨터단층촬영) 기능 탑재로 시술 중 3D 혈관 지도를 구현할 수 있다.

기존 C-arm 장비 대비 방사선 노출은 줄이면서도 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개복하지 않고 병변을 직접 보면서 최소 침습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 핵심이다.

김태성 원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종양 치료는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인터벤션 도입으로 보호자에게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하나 더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이 지도를 보며 길을 헤매다 최첨단 내비게이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찾는 것과 같은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보면서 치료하는 환경이 갖춰져 치료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동시에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인터벤션센터장으로는 정정윤 건국대학교 수의영상의학 박사가 합류했다. 인터벤션은 종양뿐 아니라 조직검사, 혈관 성형술, 스텐트 설치술, 뇌혈관·위장관·비뇨기계 질환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정정윤 센터장은 "기존에는 2차원 영상과 경험에 의존해 시술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장비 도입으로 3D 혈관 지도를 보면서 훨씬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같은 치료라도 더 정확하게, 반려동물에게 부담은 덜 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방법 없나요"…종양 치료 옵션 확대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김태성 원장(왼쪽부터), 고재은 서울동물종양센터장, 정정윤 인터벤션센터장이 인터뷰 후 인터벤션 시술을 위한 혈관조영술 장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번 장비 도입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는 종양 색전술이다. 종양으로 가는 혈관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개복 수술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노령동물 등 수술 부담이 큰 환자나 재발 환자에게 수술 말고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색전술은 단독 치료뿐 아니라 다른 치료와의 조합에서도 활용된다.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진행하거나 기존 치료 이후 추가 치료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헬릭스의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를 이끄는 고재은 센터장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종양 치료를 받고 잘 지내다가도 다시 재발해서 오는 반려견, 반려묘가 생각보다 많아요. 그럴 때 보호자들이 '이제 더 할 수 있는 게 없나요'라고 묻는 순간이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그는 "재발 환자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안타까운 경우를 정말 많이 봐왔다"며 "인터벤션은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뿐 아니라 종양을 조금이라도 제어하고 아이가 덜 힘들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정윤 센터장은 "인터벤션 치료는 절개가 거의 없고 마취 시간도 짧아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보호자 입장에서 '그래도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구축…다학제 진료 강점도

헬릭스는 이번 장비 도입과 함께 '하이브리드 수술실'도 구축했다. 브레인 네비게이터 기반의 인터벤션과 외과 수술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술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외과 수술 전환이 가능하다.

인터벤션센터 구축의 또 다른 의미는 '다학제 진료' 완성도에 있다. 헬릭스는 영상의학, 외과, 내과, 종양, 방사선 치료를 한 병원 내에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진단부터 시술, 응급 수술까지 24시간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치료 순서와 방법도 환자(환견·환묘)별로 맞춤 설계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뿐 아니라 보호자의 상황까지 고려해 전문 의료진이 최적의 치료 순서를 설계하는 협진 체계는 헬릭스를 믿고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김태성 원장은 "종양 치료는 하나의 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종합예술과 같다"며 "인터벤션이 더해지면서 플랜B, 플랜C까지 포함한 치료 전략을 보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고재은 센터장 역시 "여러 동물병원을 옮겨 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보호자와 환자 모두에게 큰 장점"이라며 "종양 치료는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치료 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는 이번 인터벤션센터 개소를 기존 종양 치료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태성 원장은 "방사선 치료 이후 다음 단계로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해 왔고 그 답이 인터벤션이었다"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치료 옵션을 통해 환자에게 최선의 선택을 제공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펫피플][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