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동發 유가·원료 비상…노루·삼화·제비스코, 페인트류 가격 최대 55% 인상

"원재료 비용 상승 한계치 도달, 인상 불가피"

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서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2.4.7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페인트 업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석유화학 계열 원자재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자 국내 주요 페인트 업체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공업(000390)과 노루페인트(090350)가 전날부터 전격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최근 유가 급등과 납사(나프타)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해 용제류 등 주요 원자재 조달 비용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신나' 제품군부터 우선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률은 최소 40% 수준이다. 다른 제품군에 대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루페인트 역시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심화를 이유로 신나류 제품 가격을 최대 55%까지 대폭 올렸다.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DR-170L(55%) △DR-421(40%) △DR-170Q(25%) △DR-960(20%) 순으로 인상 폭이 결정됐다.

인상 행렬은 다음 달에도 이어진다. 제비스코는 내달 1일부터 품목별로 15% 이상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원가 상승 압박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으나, 최근의 급격한 상승세로 인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KCC(002380)도 내달 6일부터 가격 상향 조정에 합류한다. 아파트와 빌라 외벽 등에 쓰이는 건축용 도료를 비롯해 발전소용 플랜트 도료, 리피니쉬용, 공업용 도료 및 실란트가 모두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KCC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 확대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부득이하게 가격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페인트 업계가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원가 구성 중 석유 원자재 비중이 50% 이상으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신나 등 용제류는 유가 변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페인트 업계의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인트는 건설, 조선, 자동차, 가전 등 국가 기간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필수 중간재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제 정세와 원재료 시장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대응책을 강화하겠다"며 "원가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