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인데 주가 '주르륵'…삼성·SK하닉, 실적으로 증명한다
AI 거품 우려 확산에 이달 초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AI 메모리 수요 폭증에 범용 공급부족…내년 실적 경신 '예약'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유례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이달 초 최고점 대비 10% 이상 급락했다. 업계에선 AI 메모리 수요, 범용 메모리의 공급 부족으로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는 만큼 지금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9만 6700원으로 이달 3일 종가 11만 1000원 대비 13.0%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62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16.1%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한 주요 요인은 미국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AI 거품론 우려 때문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불확실하다는 비관론이 떠올랐다.
하지만 업계에선 AI 수요가 메모리 시장의 수익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드웨어 인프라 공급자로서 매출이 확정되는 만큼 다른 빅테크 기업과 입지가 다르다고 지적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eSSD 등 매출이 급증했고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연결 기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인 11조 3834억 원으로 집계됐고,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4000억 원) 대비 급증해 7조 원을 기록했다.
과거 메모리 사이클은 수요와 공급의 변동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메모리 기업들의 가격 결정권이 극대화하면서 수익성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HBM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설투자를 집중하고 있고 이미 내년도 물량을 모두 확정 지은 상태다.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범용 메모리의 시장 가격은 치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신 D램인 DDR5 2Gx8 현물 가격은 지난주(11월 12~18일) 기준 9월 초 대비 307% 상승했고, 구형 D램인 DDR4 1Gx8 가격은 158% 상승했다. 메모리 현물 가격은 기업 간 대규모 거래에서 책정되는 고정거래 가격과 달리 소규모 거래에서 형성되는 가격으로, 현재의 수급 상황과 미래 전망이 빠르게 반영된다.
결과적으로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AI 메모리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체 D램 캐파의 70%를 범용 D램 생산에 할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DDR5 마진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상회할 것으로 보여 범용 D램 공급 부족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며 "2027년까지 D램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재편되며 삼성전자는 적어도 향후 2년간 범용 D램과 HBM의 가격 협상력을 동시에 높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6조 원으로 제시하고, 내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82조 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1위 기업으로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면, SK하이닉스는 HBM 경쟁력 기반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전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초호황기에 진입했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주요 고객사와 협의가 완료됐다"며 "과거 과열 구간에서 경험했던 중복 주문 및 유통재고 증가는 공급 제약과 높은 실수요로 당분간 발현되기 어려워 밸류체인 전반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조 4000억 원을 달성해 최대 분기 실적을 재차 경신하고,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연간 추정치(41조 4500억 원)보다 56% 증가한 64조 737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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