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사'…택배업계 "외국인 고용 늘리고 요금 인상해야"

韓택배업 발전에는 ‘인력, 물류시설, 택배요금’ 중요
1인당 택배 이용 횟수 올해 60회 이상 전망

서울 송파구 롯데택배 서울복합물류센터에 택배가 가득 쌓여있다. 2020.10.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로 목숨까지 잃는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자 정부가 하루 최대 작업시간과 심야배송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책을 급히 내놓은 가운데, 택배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유연화, 물류시설 규제 완화, 택배요금 인상 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6일 택배업 발전을 위해 3P(People, Place, Price)인 인력, 물류시설, 택배요금이 중요하다며 외국인 근로자 고용 유연화, 물류시설 확충을 위한 지원, 택배요금 인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정부 대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 부담도 생각해야"

앞서 정부는 택배사에게 1일 최대 작업시간을 정하고,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은 제한할 것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5일 근무제를 확산하고 택배기사에 대한 택배사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도 법제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정부의 결정은 택배기사 과로 문제에 사회가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의 대책이 택배종사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제 비용을 집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업계는 주5일제 도입으로 간선차량과 물류터미널 등의 운영이 멈출 수 있다는 점, 배송에서 식품 변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간선차량과 배송인력의 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에는 일부 과도한 대책이 포함돼 있다"며 "소비자 피해와 투자 위축, 비용을 집행하는 기업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련, 외국인 고용 확대·입지 규제 완화 등 필요

전경련은 인력 부문에서 택배 상·하차 작업 등에 외국인 고용 허가 및 인원 확대를 강조했다. 택배서비스는 주간에 집하된 화물을 다음날 배송하기 위해 당일 야간에 물류터미널에서 인력으로 직접 상·하차 작업을 진행한다. 이 작업은 노동 강도와 작업시간(저녁~다음날 아침) 때문에 내국인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업무로 알려져 있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업종을 규정한다. 2019년 12월에 열린 제27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의 안건으로 택배업 상·하차 업무 등에 대한 외국인 고용 허가 여부가 검토됐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비대면 소비 확대로 택배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올해 말 개최될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고질적인 택배업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9월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택배이용횟수는 올해 63회 이상으로 전망됐다.

물류시설(Place) 부문에서 전경련은 택배분류시설 확충을 위한 입지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심 내에서 화물을 집하하고 배송하기 위해서는 권역별로 택배분류시설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 올해 국토교통부는 도시철도 차량기지 내 유휴부지 등에 택배분류 인프라를 마련하고 이를 택배업체에 임대하는 방식의 부지마련 지원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수요에 비해 공급되는 부지가 제한적이고 실질적으로 부지 활용도가 떨어지는 곳이 있다고 주장한다.

전경련은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유휴부지 활용 계획에 맞는 관할관청의 조례 개정 등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고 궁극적으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부지 확보가 가능하도록 건축법 등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택배요금(Price)에 대해서는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년 총 택배물량은 27억9000만개로, 2018년 25억4300만 개에 비해 9.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물동량은 2015년 이후 매년 10% 내외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택배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택배평균단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택배평균단가는 1997년 1박스당 4732원을 정점으로 2018년에는 2229원까지 떨어졌다. 2019년에는 2269원으로 소폭의 반등세를 보였지만 올해도 하락 추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련은 차별화된 택배서비스 개발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와 단가 인상이 필요하고 택배요금 현실화에 대한 사회적 의견수렴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택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과 물류시설 확충을 적시에 지원해 택배업계가 당면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산업 경쟁력 향상과 근로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