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녀가 왜 해외미녀로?"…K-뷰티, 정품 스티커에 가격까지 베꼈다

전 세계 韓기업 지재권 침해 위조 상품 규모 11조…화장품 비중 3위
중기부·지재처, 지식재산 보호 강화…"기관·플랫폼과 정보 공유 필요"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열린 중국산 가짜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국내 유통 브로커 적발 결과 브리핑에 앞서 식약처 관계자가 정품과 가품을 비교하며 들어 보이고 있다. 2026.9.17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사례1. K-뷰티 브랜드인 조선미녀의 메가 히트 상품인 ‘맑은 쌀 선크림’ 등이 아마존이나 틱톡샵 등에서 가짜로 제작돼 판매됐다. 위조품은 외관 디자인은 물론 용기 입구 밀봉 비닐 스티커 디자인까지 진품과 똑같이 모방하고 소비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격대도 정품과 비슷하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국내 브랜드의 상표와 디자인을 모방한 위조 상품 유통이 급증하고 있다. 가품 대응 과정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명품 가방' 못지않은 K-뷰티 인기…'짝퉁' 화장품에 몸살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와 지식재산처는 전날 '중소기업 K-브랜드 지식재산 보호 협의체' 운영을 위한 착수 회의를 열고 수출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중기부가 지식재산처와 협력에 나선 배경은 최근 K-뷰티의 열풍으로 위조 상품, 이른바 '짝퉁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면서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 금액은 114억 달러(약 15조 30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전 세계 한국기업의 지재권 침해 위조 상품 규모는 97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했다. 이중 화장품 비중은 세관 압류가액 기준 10%(9억 7000만 달러, 약 1조 1000억 원)다. 전자제품, 섬유·의류에 이어 3위 수준이다.

한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명품 가방처럼 인기가 많으면 가품이 많은 것과 비슷하게, K-뷰티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그 사례가 많아지면서 업계에서도 근절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뷰티 기업 관계자는 "가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 경로가 빠르게 변화하고 판매 채널도 다양해지고 있어 침해 사례를 신속히 파악하고 실제 유통경로까지 추적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외 플랫폼이나 판매자 정보 확인 등은 기업이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관계 기관 및 플랫폼과의 정보 공유와 협조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가품 피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조 상품 피해도 커지자, 중기부는 수출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소관 업무를 다하겠다는 설명이다. K-뷰티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의 K-브랜드 전반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간 지식재산권 관련 업무는 지식재산처가 맡고 있어 지재처로만 신고가 들어갔다"며 "최근 K-뷰티가 각광을 받으면서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지식재산처와 협업 체계를 먼저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발생 이후 법적 소송이나 비용 문제가 생기게 되니, 이를 중기부의 수출바우처 등 제도와 연계해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또 중기부가 중소기업 대상 교육도 많이 진행해 왔다 보니, 이러한 지식재산권 피해 관련 교육을 강화해 사전 예방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 2026.3.29 ⓒ 뉴스1 구윤성 기자
중진공-한국지식재산보호원 협력…해외 거점 이용해 정보 공유

이번 협약을 계기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도 협의체에 참여한다.

향후 협의체는 중진공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22곳(14개국)과 보호원의 해외 IP센터 10곳(40개국)을 활용해 상표 무단 선점과 위조 상품 유통 정보를 수시로 공유할 계획이다.

해외 권리 보호와 분쟁 대응을 주제로 교육·설명회를 공동 개최하고, 실행 체계를 구체화하기 위해 중진공과 보호원 간 업무협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심재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K-브랜드 위조나 모방은 경제적 손실을 넘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기업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겪는 지식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 간 협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