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 연수만 늘린 게 아니다"…한국 론칭 '벤로막 12년'에 담은 철학

퍼스트필 셰리 캐스크 숙성으로 풍미 강화…벤로막 10년과 차별화
더 짙어진 셰리·스모키 풍미…"효율보다 전통 택한 스카치 위스키"

스티브 노트먼 고든앤맥페일 아시아퍼시픽 세일즈 총괄 디렉터가 2일 서울 압구정 고든앤맥페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벤로막 12년 론칭 행사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단순히 숙성 기간을 10년에서 12년으로 늘린 제품이 아닙니다. 벤로막이 지켜온 캐스크 철학과 은은한 스모키 스타일을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새로운 플래그십입니다."

스코틀랜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벤로막이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 '벤로막 12년'을 국내에 선보였다.

숙성 연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캐스크 구성에 변화를 줘 셰리의 달콤함과 벤로막 특유의 은은한 스모키 캐릭터를 한층 선명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2일 서울 압구정 고든앤맥페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미디어 시음 행사에서 스티브 노트먼 고든앤맥페일 아시아퍼시픽 세일즈 총괄 디렉터는 "벤로막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라며 "과거의 방식을 이어가면서 은은한 스모키함과 또 다른 차원의 달콤함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1898년 스코틀랜드 포레스에서 설립된 벤로막은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유지하며 셰리 캐스크에서 오는 달콤함과 가벼운 스모키 풍미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벤로막 12년은 알코올 도수 46%로 병입됐다. 냉각여과를 하지 않는 논칠필터드 방식과 색소를 첨가하지 않는 내추럴 컬러를 적용했다.

특히 퍼스트필 셰리 캐스크를 활용해 기존 10년 제품보다 셰리 캐스크에서 오는 풍미를 강조했다.

잔에 따르자 먼저 달콤한 과실 향이 올라왔다. 뒤이어 진저와 시나몬을 연상시키는 향신료와 은은한 스모키 향이 따라왔다.

입안에서는 프루트케이크와 오렌지, 라즈베리를 떠올리게 하는 달콤함에 블랙페퍼와 구운 오크의 풍미가 겹쳐졌다. 강한 피트향을 앞세우기보다 셰리의 달콤함 뒤로 연기가 은은하게 남는 쪽에 가까웠다.

2일 서울 압구정 고든앤맥페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벤로막 12년 론칭 행사에 준비된 벤로막 위스키.
10년보다 짙어진 셰리…직접 마셔보니 차이는

이날 행사에서는 벤로막 10년과 신제품 12년을 나란히 놓고 비교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차이는 생각보다 분명했다. 10년이 몰트의 풍미와 과실감, 은은한 스모크가 비교적 균형 있게 나타났다면 12년에서는 셰리 캐스크에서 오는 달콤함과 견과류, 스파이스와 오크의 존재감이 좀 더 선명했다.

단순히 2년을 더 숙성해 부드러워진 위스키라기보다 캐스크를 통해 기존 벤로막의 캐릭터 가운데 셰리와 스모크를 좀 더 앞으로 끌어낸 인상이었다.

같은 12년 숙성 제품인 '벤로막 12년 언피티드'와의 비교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피트를 사용하지 않은 언피티드 제품에서는 과실과 몰트의 풍미가 상대적으로 직접적으로 느껴진 반면 벤로막 12년에서는 은은한 연기 향이 더해지면서 풍미에 한 겹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시음한 '벤로막 12년 캐스크 스트렝스'는 높은 도수에서 오는 밀도감이 두드러졌다. 과실과 스파이스, 오크와 스모키 캐릭터가 보다 응축돼 나타났고 피니시도 길게 이어졌다.

음식과의 페어링으로는 오리와 바비큐, 소고기·양고기 등 기름기가 있는 육류를 추천했다. 스모키한 향과 셰리 캐스크의 달콤한 풍미가 육류와 잘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2일 서울 압구정 고든앤맥페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벤로막 12년 론칭 행사에서 마크 기어리(Mark Geary) 고든앤맥페일 최고경영자(CEO)가 발언을 하는 모습.
"한국 소비자 위스키 경험 의지 강해"…韓 시장 공략

벤로막은 12년 출시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량 판매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캐스크, 벤로막 특유의 풍미를 이해하고 즐기는 소비자층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날 한국을 처음 찾은 마크 기어리 고든앤맥페일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위스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기어리 CEO는 "한국은 싱글몰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배우고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려는 의지가 강한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라며 "벤로막 12년의 달콤하면서도 조화로운 풍미가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도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숙성 연수 경쟁을 넘어 캐스크와 제조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 벤로막 12년이 높아진 한국 위스키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