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우려에 '신중론' 나왔는데…규제 고삐 죄는 국회, 배달앱 업계 '긴장'

정무위 이르면 다음 주 소위…여야도 잇단 토론회 열며 수수료 상한제 논의 재점화
전문위원·정부 이미 '신중론'…15% 상한 근거·풍선효과·대미 통상마찰까지 쟁점

사진은 15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스티커. 2024.11.15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치권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등 규제 논의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이르면 다음 주 관련 법안을 소위에서 다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도 잇달아 토론회를 열며 규제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배달플랫폼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 토론회'를 연다. 같은 날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11일에는 이강일 민주당 의원 주최로 수수료 상한제 관련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주요 민생 의제로 부상하면서 관련 입법 논의가 이어져 왔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전부터 입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선거 이후에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무위에는 이강일·박정훈·김남근 의원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 의원안은 중개·결제수수료와 광고비 등에 상한을 두고 배달비 상·하한도 규정한다. 박 의원안은 배달비와 각종 수수료·광고비 합계를 주문 매출액의 15% 이하로 제한하고, 김 의원안은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안별 규제 대상과 적용 사업자 기준도 다르다. 일부 법안은 음식뿐 아니라 생활물품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어 입법 결과에 따라 퀵커머스 사업자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국회·정부서도 "신중 검토 필요"

정치권의 규제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미 국회와 정부 내부에서는 일률적인 수수료 상한제가 가져올 부작용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지난 3월 정무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수수료 상한제의 입법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이해관계자의 의견 및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법안이 제시한 15% 상한에 대해서는 실증적인 근거가 충분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광고비까지 수수료 규제에 포함하는 방식 역시 국내외 유사 사례가 드물고 다양한 사업모델과 경영상 판단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규제 형평성 문제도 거론됐다. 시장지배력이나 입점업체와의 수수료 갈등이 배달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닌 상황에서 특정 업종만 별도로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에 배달플랫폼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두는 것이 법체계상 적절한지도 쟁점으로 지적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을 줄일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업계 현황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일률적으로 15% 상한을 두는 방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 규제가 사업자의 영업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장기적으로 입점업체나 배달종사자의 이익까지 저해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최근 찾은 전남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픽업해 가고 있다. 2026.8.6 ⓒ 뉴스1 조수민 기자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미국 일부 도시가 2020년 15% 배달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뒤 평균 배달비용과 배달시간 증가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런 현상이 상한제 자체보다 플랫폼의 노출 조정 등 대응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상마찰 가능성도 변수다. 정무위 전문위원은 미국이 그동안 한국의 플랫폼 규제를 비관세장벽으로 문제 삼아온 만큼 기업 규모나 거래액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할 경우 특정 해외 기업에 부담이 집중돼 통상마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부도 국내외 기업 간 차별 가능성과 통상규범 합치성을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산주기 단축에 이어 수수료 상한제와 우대수수료, 정보공개 의무, 배달비 규제 등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사업 구조와 비용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짜야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만 낮추면 입점업체 부담이 줄어든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소비자와 라이더, 플랫폼 투자와 서비스 품질까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상공인 측에서는 기존 자율규제와 상생안만으로는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정무위 소위에서는 수수료 상한제 도입 여부뿐 아니라 규제 대상과 비용 범위, 15% 상한의 근거, 영세·소상공인 우대 방식, 비용 전가 방지장치, 규제 형평성과 통상 문제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