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3년7개월 만에 '오카도 승부수'…부산·창원서 새벽배송 시작
국내 e그로서리 52조원으로 성장…2000억 들여 국내 첫 OSP 기반 CFC 가동
배송시간 촘촘히 늘리고 냉동 4000개까지…내년 대구·울산으로 권역 확대
- 최소망 기자
(부산=뉴스1) 최소망 기자 = 롯데마트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은 지 3년 7개월 만에 첫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가동한다. 약 2000억 원을 투입한 부산 센터를 거점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자동화를 활용한 온라인 식료품 사업 확대에 나선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회사 측은 7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열었다. 국내에서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첫 CFC다. OSP는 AI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보관부터 주문, 피킹, 출하까지 온라인 장보기 물류 전반을 통합 관리한다.
롯데마트가 자동화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이 있다. 국내 온라인 식료품 거래액은 2019년 17조1698억원에서 지난해 52조2967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0.4%다.
성장 여력도 남아 있다.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28%로 가전(55%), 가구(50%), 화장품(41%), 패션(33%)보다 낮다. 신선도 저하, 품절, 임의 대체 배송, 배송 지연 등이 온라인 장보기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약 30년간 마트·슈퍼를 운영하며 축적한 신선식품 소싱 역량에 오카도의 AI·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는 2022년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2023년 12월 센터 착공에 들어가 2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준공했다. 올해 3월 오카도 장비 설치를 마쳤고 지난달까지 통합 테스트와 일부 지역 시범 운영을 거쳐 이달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롯데마트가 부지 확보와 건축 등에 투입한 금액은 약 2000억원이다.
연면적 4만㎡ 규모의 센터에서는 최대 3만5000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수요가 높은 냉장·냉동 상품을 1만여개 운영할 수 있으며 냉동 상품은 최대 40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단장은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냉동상품 구색은 약 1700개 수준"이라면서 "센터에서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냉동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델리·가정간편식(HMR)도 600여종을 갖출 예정이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상품 구색과 배송시간이다. 기존 점포 기반 배송은 선택 가능한 시간대가 제한적이었지만 CFC에서는 오전부터 자정까지 2시간 단위로 배송시간을 세분화하고 새벽배송도 제공한다. 하루 최대 13개 배송 구간을 운영해 부산·영남권 400만 세대를 공략한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배송 체계도 강화했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상온·냉장·냉동 각 온도에 맞춰 관리하는 '엔드 투 엔드' 콜드체인을 구축했다. 배송차 자체에도 콜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냉장·냉동 상품에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에서도 6시간 이상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전용 패키지를 사용한다.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제타(ZETTA)'와 센터 간 연동도 강화했다. AI가 상품별 적정 재고와 발주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센터의 입고·피킹 데이터가 앱과 연동돼 결제 이후 품절이나 임의 대체 배송 가능성을 줄인다. 고객은 상품별 소비기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창원, 김해 등은 센터에서 직접 배송한다. 내년에는 별도 배송 거점인 '스포크'(Spoke)를 활용해 대구와 울산 등으로 권역을 넓힐 계획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는 1톤 전기 배송차와 AI 기반 배차 알고리즘도 적용한다.
롯데마트 부산 CFC는 단순히 물류 작업을 자동화하는 시설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쌓아온 신선식품 경쟁력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첫 시험대다. 부산에서 상품 구색과 배송 편의성, 신선도를 결합한 모델을 안착시킨 뒤 영남권을 중심으로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센터에는 오카도 파트너사 가운데 처음으로 냉동 영역을 자동화한 '오토프리저'(Auto-Freezer)도 적용됐다. 영하 25도의 냉동 구역에서 격자형 저장설비인 하이브(Hive)와 이송 로봇 봇(Bot)이 상품을 자동으로 이동시켜 작업자 개입을 줄이고 냉동 상품의 신선도를 배송 직전까지 유지한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와 오카도의 AI 로봇 기술을 결합해 부산·영남권 400만 세대에 산지의 신선함을 정시 배송하고 온라인 장보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