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가격 인상, 빵은 인하…정부 '물가 관리'에도 온도차…왜

밀가루값 인하에 파리바게뜨·뚜레쥬르 가격 낮춰…양산빵도 인하 검토
롯데리아 제외 햄버거값 인상…고기·달걀 비용 부담에 인건비 비중 높아

서울 시내 한 햄버거 가게 메뉴와 가격. 2024.5.27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정부가 먹거리 물가 관리에 나서며 설탕과 밀가루값이 일제히 하락하자 제빵업계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반면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가격을 인상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밀가루값 인하에 제빵업계, 가격 줄인하…"물가 관리 동참"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CJ제일제당(097950)과 삼양사(145990) 등 제당·제분사가 5% 안팎의 밀가루값을 내린 이후 제빵업계가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달 13일부터 빵 가격은 최대 1000원, 케이크는 최대 1만 원을 인하하고 1000원대 가성비 크루아상을 출시한다. 제빵업계 2위인 CJ푸드빌(048180)의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17종 가격을 100~1100원 낮춘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지속적인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소비자 부담을 덜고 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며 가격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편의점과 마트 등 소매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양산빵 업계도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버거킹, 맥도날드, 맘스터치 등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주요 메뉴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20일 35개 메뉴 가격을 100~400원, 맘스터치는 이달 1일부터 43개 품목 가격을 300~1000원(평균 2.8%) 인상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패티와 채소 등 원재료와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증가하면서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가격 인상 일주일 전 사전 공지를 의무화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물가 안정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되어 있다. 2026.1.29 ⓒ 뉴스1 최지환 기자
햄버거 가격에 밀가루 비중 10% 미만…원가 부담 큰 고기·달걀값 오름세

식품업계의 상반된 행보는 제품별 원가 구조 차이에 있다. 식빵, 단팥빵 등 제빵의 경우 전체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값 하락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반면 햄버거는 원가에서 버거용 빵(번)의 비중은 10% 미만이지만 고기와 치킨 패티, 채소, 치즈 등 나머지 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밀가루값이 떨어져도 다른 제품 가격이 오르면 가격 부담이 커지는 커진다.

실제 햄버거에 주로 사용되는 육류와 달걀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국가통계포털의 수입 소고기 물가지수는 올해 1월 기준 169.91로 지난해 1월보다 23.4(15.9%) 올랐다. 세계 최대 소고기 생산국인 미국의 사육 소가 감소하면서 전 세계적인 '비프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여파다. 달걀 가격지수도 142.34로 6% 넘게 올랐다.

아울러 전국 각지 매장에서 주문받은 즉시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패스트푸드 외식산업 특성상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타 업종 대비 높은 구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각종 원재료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상황에서 한 품목이 떨어졌다고 제품 가격을 내리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더해 이란 사태까지 터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