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지고, 맘스터치 이겼다…차액가맹금 판결 달랐던 이유는

맘스터치엔 "사전 고지·합의 인정"…피자헛에 "계약서 명시 안해"
줄소송 확산 우려…법 개정·로열티 모델 촉구 목소리도

맘스터치, 피자헛 매장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법원이 차액가맹금을 놓고 한국피자헛·맘스터치에 다른 판결을 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가맹계약 시 구체적 산정 이유·합의 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맘스터치는 가맹본부로써 정당한 물류 마진을 취했다는 판단된 반면, 한국피자헛은 물류에 직접 관여하지 않음에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청구해 부당이득을 수취했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물류 마진 대신 브랜드 사용 대가를 받는 '로열티 모델'로 수익 구조를 바꾸는 프랜차이즈가 늘 수 있다고 봤다.

"차액가맹금 사전 고지" 맘스터치·피자헛 재판 결과 갈랐다

1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일부 맘스터치 가맹점주가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본사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맘스터치의 원·부자재 공급 가격과 구조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을 통해 사전에 고지됐고, 가맹점주들이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가격 조정이 가맹본부의 경영 판단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반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한국피자헛 소송에서 본사가 가맹점주에 215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한국피자헛은 차액가맹금을 계약서에 기재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가맹사업자와 가맹본부 사이에 차액가맹금을 수수하려면 그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원가에 일정한 마진을 붙여 발생하는 이익이다. 가맹사업법 시행령(3조 2항 2호)에서 가맹금은 사업자가 본부로부터 공급받는 제품이나 임차료 등에 대해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대가 중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로 정해져 있지만 차액가맹금은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다.

대법원 전경 ⓒ 뉴스1
전환점 맞은 프랜차이즈 업계…로열티 모델로 바뀔까

차액가맹금과 관련해 법원이 가맹계약 시 구체적 산정 이유와 합의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세우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열티(매출액·영업이익 일정 비율 지급)가 낮거나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원·부자재 물류 마진을 명목으로 한 차액가맹금이 상거래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본사와 가맹점주 간 명시적 고지가 없던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는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영세 중소 브랜드가 다수인 업계 특성상 유사 소송이 확산하면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bhc,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버거킹 등 10여 개 브랜드가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13일까지 연장했지만 이번 판결로 215억 원의 반환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인수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차액가맹금 범위와 적정 수준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마진율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고, 원자재 가격 변동 부담을 온전히 본사가 떠안게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물류 마진 대신 브랜드 사용 대가를 받는 로열티 모델로 아예 수익 구조 자체를 바꾸는 프랜차이즈가 늘어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규모가 크면 로열티 모델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가맹사업자가 한자릿 수밖에 되지 않는 영세 업체도 많아 현실적으로 로열티 구조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