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홈플러스, 법정관리 1년 고개 넘을 쟁점 둘

기업회생절차 330일, 매각 난항에 유동성 악화…세금 체납에 가압류
영업종료·희망퇴직 불구 자금 조달 회의적…익스프레스 매각 관건

인천 미추홀구 홈플러스 인천숭의점 매장이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2025.5.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330일이 지나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는, 자금난으로 오는 3월 4일 법정관리 1년 만에 파산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1400억 원 규모의 세금 체납에 이어 임직원 1월 급여까지 미지급 상태로 파악된다. 납품업체 공급은 50% 이상 줄어든 상황으로, 세금 미납으로 인한 가압류 매장만 전국 13곳에 달한다.

홈플러스가 최근 본사 차장 이상, 부서장 이상 직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서는 배경 역시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10억 원에 달하는 비용(3개월 급여 지급)을 감수해서라도 인력 최소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인가전M&A 실패 후 자구안인 구조혁신형 기업회생안 초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채권단과 협의가 진행 중으로 아직 승인 전이다. 홈플러스 입장에선 채권단의 동의를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 의지를 보여야 하는 시점이다.

DIP 조달·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최대 변수…"수개월 버티기 힘들 것"

홈플러스가 법정관리 1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파산을 막기 위해 내놓은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긴급운영자금대출(DIP)과 매각 카드다.

홈플러스가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는 7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DIP 조달 3000억 원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3000억 원), 전국 10개 점 매각(1000억 원 이상)으로 7000억~8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홈플러스의 SSM(준대규모점포)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다.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3000억 원 규모로 분리 매각에 나서면서 인수 의향을 타진한 업체들과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현재 전국 29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익스프레스 외에도 전국 10개점에 대한 매각도 진행 중으로, 대전 유성점과 동광주점은 현재 상당한 진척이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측은 "익스프레스 매각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여러 곳이 있으며 매각가가 낮은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의 빈 매대 앞을 지나고 있다. 이 매대엔 '2월 11일부터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6.1.2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 News1 박정현 기자

문제는 DIP 조달이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1000억 원) 외에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산업은행에 각 1000억 원 규모의 DIP를 요청하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이다. 홈플러스는 DIP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변제권을 인정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홈플러스 매각 장기화에 유동성이 악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금 투입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법정관리 중인 민간 기업의 지원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고려 대상이다.

홈플러스의 두 가지 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향후 몇 개월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매달 고정적으로 필요한 운영 자금은 인건비 약 650억 원과 전국 점포 임대료 약 300억 원, 세금 등 약 200억 원을 포함해 1200억 원 규모다.

현재 임직원 급여도 미지급 상태인 데다 재산세와 지방세, 전기료 등 각종 세금 1400억 원이 체납 중이다. 그에 따른 전국 점포 13곳에 대해 각 관할 지자체와 한국전력공사 등이 압류 조치에 나섰다. 납품 대금 지연 우려로 주요 업체들의 공급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악화일로의 홈플러스가 DIP 실행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시점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41개 점(6년 내)에 대한 영업종료(폐점)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현재 영업이 중단된 19개 점의 적자 규모는 1700억 원 수준이다. 홈플러스의 2024년도 영업적자는 약 2200억 원으로, 부실점포 폐점에 따른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유통사 입장에서 급여나 상품 대금 지급을 못 한다는 것은 최악인 상황으로, 사실상 한두 달도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메리츠와 산업은행의 역할론을 비롯해 익스프레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운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