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킬라도 울트라 럭셔리가 트렌드…'값싼 술' 편견 깨고 싶었다"

최상급 데킬라 '코모스' 창립자 조 마르케이즈 방한 인터뷰
테이스팅 패널서 데킬라 최초로 100점…"장인 정신이 깃든 명품"

코모스 창립자 조 마르케이지 CKBG 공동대표가 지난 5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하이트진로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와인은 '럭셔리'가 있는데 왜 최고급 데킬라는 없을까?그런 의문에서 시작했다."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 '코모스'(Komos)를 창립한 조 마르케이지 CKBG(Casa Komos Brands Group) 공동대표는 5일 서울 서초구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데킬라가 '값싼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모스는 '지중해 감성을 담은 럭셔리 데킬라' 콘셉트를 바탕으로 저온 발효·미세 산소 공급·프렌치 오크 숙성 등 독창적이고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탄생한 브랜드다. 무게감 있는 핸드메이드 도자기 병 패키지에 담아 보존률을 높이는 동시에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완성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텍스처와 균형감 있는 블렌딩, 와인 오크통 숙성으로 다채로운 풍미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의 저명한 주류 전문지 '더 테이스팅 패널'에서 데킬라 브랜드로는 최초로 100점을 받아 전 세계 주류 애호가들로부터 주목받았다.

'명품'을 표방한 만큼 가격대도 높게 책정됐다. 1년 정도 숙성한 제품인 코모스 아네호 크리스탈리노는 시중에 있는 백화점에서 30만~40만 원대에 판매되고 3년 이상 숙성된 코모스 엑스트라 아네호의 경우 1병에 100만 원이 넘는다.

코모스 데킬라(하이트진로 제공)

최근 데킬라는 단순히 하나의 주종이 아닌 럭셔리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마르케이지 대표는 "미국에서는 바(bar)나 레스토랑에 전체 페이지가 데킬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두바이 역시 최고급 데킬라가 각광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매년 30~50%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에 창립한 코모스가 10년도 채 되지 않아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서게 된 배경에는 또 다른 코모스 창립자이자 공동대표인 리처드 베츠가 있다. 마스터 소믈리에로 와인 업계에서 유명한 베츠 대표는 와인 제조 과정을 데킬라에 접목해 코모스 특유의 풍미와 향 조합을 만들어냈다.

와인을 제조할 때 테루아(포도밭)가 중요한 것처럼 코모스는 엄선한 블루 아가베 100%로만 만든다. 오렌데인 화산석 오븐에서 천천히 쪄내 발효한 모스토를 두 차례 증류한 뒤 와인 오크통에서 숙성시킨다.

데킬라 원료인 블루 아가베(왼쪽)와 코모스 데킬라를 증류하는 알렌빅 증류기(하이트진로 제공)

레드 와인 배럴에서 2~6개월 숙성시킨 제품은 분홍빛을 띠는 '레포사도'로 코모스 입문용으로 많이 추천된다. 장미·사과 향 등 풍부하고 싱그러운 노트에 톡톡 튀는 후추와 딸기, 버터 스카치로 팔레트를 구성했다.

화이트 와인 배럴에서 1년간 숙성시킨 아네호 크리스탈리노는 숯으로 정제 과정을 거쳐 물처럼 투명한 빛을 띤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위해 에어레이션 과정을 거쳐 진한 바닐라향에 파인애플, 라임 등 달콤한 열대 과일 향을 구현해 낸 점이 특징이다.

리처드 베츠 대표가 코모스 데킬라의 공정 과정을 총괄하며 최고급 품질을 만들어냈다면 조 마르케이지 대표는 광고 매출 및 벤처 경력을 바탕으로 홍보와 투자를 맡아 브랜드를 성공적인 사업으로 일궈냈다.

조 마르케이지 CKBG 공동대표(하이트진로 제공)

마르케이지 대표는 "10년 전 한 테크 기업에서 리처드 베츠를 만나 최고급 데킬라의 성공 가능성을 들었고 같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광고업계에 있으면서 주류 시장에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있었기에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1세기 폭스에서 광고 매출 총괄 사장을 역임하고 슈퍼볼 ·월드 시리즈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광고 사업을 총괄한 경력이 있는 마르케이지 대표는 현재 벤처캐피탈 기업 '휴먼 벤처스'를 이끄는 등 미디어·기술 산업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는 사업가다.

마르케이지 대표는 한국 주류 시장에서도 럭셔리 데킬라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 한국 시장을 알아가는 단계이지만 특히 비즈니스 출장과 관련해 하이엔드 럭셔리 채널과 클럽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특히 면세 분야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르케이지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코모스를 '장인 정신'이 깃든 명품 브랜드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브랜드 하나로 각인되기보다 소비자들이 '레포사도가 좋다' 혹은 '크리스탈리노가 좋다' 등 각 제품에 대한 특장점과 선호를 얘기할 수 있도록 국내 인지도를 쌓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