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통할까"…타코벨, KFC코리아와 韓시장 반전 모색

KFC코리아, 이달 중순 '타코벨 강남점' 첫 선…한국 시장 재공략
철수·부진 거듭한 한국 시장, 신규 MF 계약으로 새 활로 모색

'타코벨 더강남' 매장 전경.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글로벌 무대에서 맥도날드·버거킹과 맞설 만큼 성장한 '타코벨'이 한국 시장에서는 연이은 철수와 부진으로 발목이 잡혔다. 이에 타코벨은 복수 마스터프랜차이즈(MF) 체제를 도입해 정체된 한국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FC코리아는 지난 4월 모기업 본사와 타코벨 한국 사업권에 대한 MF 계약을 맺고 이달 중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타코벨 강남점'을 개점한다. KFC코리아가 MF 계약 체결 후 직접 여는 첫 매장이어서 상징성이 크다.

KFC코리아는 MF 체결 당시 한국 내 타코벨 매장 개설과 운영 전반에 대해 '우선적 권한'을 확보했으며 기존 사업자의 계약이 종료될 경우 독점 개발 및 운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권까지 보장받았다. 사실상 KFC가 오케스트라PE와 함께 국내 타코벨 확장의 주도권을 거머쥔 셈이다.

통상 글로벌 프랜차이즈 본사가 한 국가에 단일 MF만 두는 점을 고려하면 복수 MF 체제는 관리 복잡성과 브랜드 일관성 저하 우려가 있어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타코벨이 이를 택한 것은 기존 사업자의 성과 부진을 보완하고 출점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타코벨의 한국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첫 진출은 현지화 실패로 2년 만에 철수했고 2010년 M2G가 '타코벨코리아'를 설립하며 재도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4년에는 캘리스코가 추가 사업자로 합류해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문을 열었지만 현재 운영 점포는 11곳에 그친다. 당초 목표였던 50개와는 큰 격차다.

반면 새롭게 사업권을 확보한 KFC코리아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앞세워 이전 사업자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국내에서 KFC 매장을 운영하며 쌓은 점포 관리·물류 인프라 등 다양한 역량이 타코벨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케스트라PE는 2023년 초 KG그룹으로부터 KFC코리아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한 뒤 매장 구조 재편과 고정비 절감·배달 채널 중심의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는 등 전사적 사업 구조조정 및 운영 효율화 전략을 전개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KFC코리아는 매출 2923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8%, 469% 급증한 실적을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코벨이 글로벌에서는 확고한 입지를 다졌지만 한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현지화 전략이 부족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있는 KFC코리아가 직접 나서면서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을 살려 출점 속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