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잘 파는 농심·삼양 2분기 전망 '맑음'…내수 중심 오뚜기 '흐림'

삼양식품, 2분기도 역대 최대 전망 반기 매출 1조원 넘어설 듯
농심, 가격 인상·툼바 효과…오뚜기, 영업익 4.9%↓ 전망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라면 업계 빅3의 2분기 실적 전망이 해외 진출 수준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과 농심은 호조세를 보이는 반면, 내수 중심 사업구조가 유지 중인 오뚜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9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라면 3사 중 해외 비중이 가장 큰 삼양식품(003230)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5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279억 원으로 43% 급증할 전망이다.

1분기 매출 5290억 원, 영업이익 1340억 원으로 기록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2분기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연매출 1조 원을 최초 돌파한 이후 올해는 반기 만에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0년 57% 수준에서 지난해 77%,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80%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지속 개선되고 있다.

해외 주요 유통채널 메인스트림 입점도 확대하고 있으며, 수출 지역도 미국·유럽을 넘어 남미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소스 수출 등 제품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밀양 2공장은 이달부터 생산이 본궤도에 오를 예정이다.

1분기 부진했던 1위 업체 농심도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매출액은 90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09억 원으로 16.5% 증가할 전망이다.

부진했던 내수에서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고, 전략 신제품인 '신라면 툼바'가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 유통 채널 메인스트림에 입점한 것도 긍정적이다. 스낵 제품인 '바나나킥' 역시 K-팝 스타 '제니'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오뚜기는 아직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은 89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5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축소될 전망이다.

상반기 가격 인상 등을 단행하면서 직전 분기 영업이익이 20% 넘게 빠지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내수 중심의 사업구조 영향을 받고 있다. 여름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관비 증가도 수익성에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 농심 등은 해외 실적이 있고, 고환율로 좋은 실적이 유지됐을 것"이라면서 "오뚜기는 해외 비중이 작고, 채널별 경쟁도 심했다. 오뚜기의 가격 인상 효과는 3분기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