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파스타소스 표절시비 또 노이즈마케팅?…대상 "대응가치 없다"

대상 "자사제품 표절시비 발생 시 무대응 원칙 수립"
쿡방 효과로 시장 급성장…양사 점유율差 35% 이상

시장조사업체인 링크아즈텍 조사에 따르면 현재 600억원 규모의 전체 파스타소스 시장에서 대상은 시장점유율 37.3%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샘표는 1.4%로 가장 뒤쳐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 (서울=뉴스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파스타소스 후발 주자인 샘표식품이 1위인 대상에게 표절시비를 제기한 것을 두고 배경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고 있다.

20여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노이즈마케팅의 일환이다, 아니다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표절을 주장한 의도에 대해서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법적 대응을 준비해왔던 대상 측은 지난달 말 내부 논의를 통해 파스타소스를 비롯한 일체의 표절 시비에 대해서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후발업체의 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인 링크아즈텍 조사에 따르면 현재 600억원 규모(상반기 기준)의 전체 파스타소스 시장에서 대상은 시장점유율 37.3%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샘표는 1.4%로 가장 뒤쳐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상의 파스타소스가 시장 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나머지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점유율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샘표의 경우에는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마케팅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샘표가 선두업체인 대상을 상대로 노이즈마케팅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샘표가 대상 청정원이 올 6월 출시한 포모도로·알프레도 파스타소스가 자사 제품인 폰타나 파스타소스의 콘셉트를 그대로 베꼈다며 이에 대한 사과 및 판매촉진 행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샘표 측은 "2013년 11월부터 나폴리, 로마 등 이탈리아 지역 요리법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 콘셉트로 '맛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며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정한 콘셉트를 1위 업체가 무단 도용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상 측은 "파스타 소스가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만큼, 지역 특색을 제품 이미지에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해당 문구는 2004년 당사 브랜드인 청정원이 먼저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대상은 지난 2004년 레토르트 제품 브랜드인 쿡조이 광고에 '청정원 쿡조이의 맛으로 떠나는 세계 요리 여행'을 콘셉트로 TV광고를 하기도 했다.

대상 측이 먼저 사용해왔다는 점에 대해 샘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문구"라며 "다만 현재 우리가 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문구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신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먼저 사용한 업체가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해당 문구는 정식 상표로 등록되지 않았다.

이미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미투제품(유사상품)이 범람하고 있는 상태다. 콘셉트가 아닌 제품 자체를 베끼는 경우가 다반사인 상황에서 콘셉트에 대해 언론사를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표절 시비를 제기한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쿡방(요리하는 방송), 먹방(먹는 방송)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파스타 소스 등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자 업체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실제 링크아즈텍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파게티 소스 시장규모는 605억원으로 전년(565억원) 대비 7.07% 성장했다. 이는 4년전인 2011년(402억원) 보다 50%나 늘어난 수치다.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이즈마케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대상 관계자는 "샘표 측이 점유율이 미미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1위 업체를 끌어들였다"며 "명백한 노이즈마케팅으로 보고 있지만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지난달 말 무대응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