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스터'로 日 판매 23%↑…BYD '라코' 공세는 변수

현대차 상반기 日 판매량 542대…출시 2년차 인스터 비중 59%
NCM으로 항속거리 458㎞ 달성…BYD 日맞춤 경형 전기차와 경쟁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 번화가인 미도스지에 자리한 현대자동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CXC) 전경.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 옥외 광고판과 시승차 2대가 앞마당에 놓여 있다 2025.10.30/뉴스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를 앞세워 올해 상반기 일본 판매량을 전년 동기보다 20% 넘게 늘렸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지 4년 만에 현지 맞춤형 모델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에는 중국 BYD가 처음 내놓은 경형 전기차 '라코'의 공세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28일 일본수입자동차협회(JAIA)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일본 신규등록 대수는 542대로 전년 동기(438대)보다 23.7% 늘었다.

이 가운데 승용차는 530대로 28.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외국계 승용차 브랜드 순위도 지난해 상반기 20위에서 올해 18위로 두 계단 올랐다.

성장을 이끈 주역은 지난해 1월 일본에 출시돼 같은 해 4월 고객 인도를 시작한 인스터다. 인스터는 올해 상반기 320대가 등록돼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59.0%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판매하는 △소형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 △준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 △고성능 '아이오닉 5 N' △중형 수소전기 SUV '넥쏘' 등 5개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의 현대자동차 오사카 고객경험센터(CXC) 1층 전시장에 소형 전기 SUV '인스터'가 전시된 모습.2025.10.30/뉴스1 김성식 기자
인스터, 젊은 세대·은퇴자 중심 입소문…재진출 3년 만에 현대차 年판매 1000대 돌파

작은 차를 선호하는 일본 시장 특성에 부합하는 모델을 투입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인스터는 전장 3830㎜·전폭 1610㎜의 작은 차체로 일본의 좁은 도로와 주차 환경에 최적화됐다.

여기에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458㎞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284만9000엔(약 24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젊은 세대와 은퇴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월평균 50~60대씩 판매되고 있다.

인스터 효과로 현대차의 지난해 일본 판매량은 전년 대비 89% 늘어난 1169대를 기록했다. 재진출 3년 만에 연 1000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것이다. 절대 규모는 작지만 일본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JADA)와 JAI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신차 456만대 중 수입차는 35만대로 7%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1만대는 일본 제조사들이 해외에서 생산해 역수입한 물량으로, 순수 수입차(24만대) 비중은 5%에 그쳤다.

앞서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2009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버스 등 일부 상용차만 남기고 철수한 바 있다. 철수 직전인 2008년 연간 판매량은 500대에 그쳤다.

이후 판매 모델을 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 등 친환경차로 전면 재편해 2022년 2월 승용 부문에 다시 진출했다. 재진출 이후 판매량은 △2023년 492대 △2024년 618대 △2025년 1169대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빅 사이트'에서 개최된 '2026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BYD가 글로벌 최초로 공개한 경형 전기차 '라코'의 모습(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공동취재). 2026.10.29.
라코, LFP로 日 경형 전기차 최저가 달성…올해 1만대 판매 목표

다만 하반기에도 인스터 판매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BYD가 지난달 28일 브랜드 최초의 경형 전기차 라코를 일본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해 출시했기 때문이다.

2023년 일본에 진출한 BYD는 중·소형 세단과 SUV 4종을 잇달아 내놨지만 경형 라인업은 없었다. 현지 자동차 업계는 라코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일본 경차 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라코의 판매 시작 가격은 214만 5000엔(약 1800만 원)으로,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는 경형 전기차 중 가장 낮다. 또한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춰 전장 3400㎜·전폭 1480㎜ 미만으로 제작됐다. 경차 혜택에 따라 자동차세와 고속도로 요금 부담은 낮아진다.

도어는 일본에서 선호도가 높은 전동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결과 항속거리는 최대 320㎞에 그친다.

초기 반응도 뜨겁다. 라코는 출시 2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1000대를 넘어섰다. 계약이 전량 인도로 이어지면 지난해 현대차 연간 일본 판매량에 육박하는 규모다.

BYD는 올해 말까지 라코 1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일본 경형 전기차 판매 1위인 닛산 '사쿠라'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4972대)을 두 배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자동차 전문 매체 카뷰는 "라코가 출시 초기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맞다"면서도 "부족한 정비망과 중국 브랜드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2022년 5월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에서 닛산 경형 전기차 '사쿠라'가 공개된 모습(자료사진. 닛산 홈페이지 갈무리). 202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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