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5부제 '전기차 빠지고 하이브리드 포함'…EV 판매 날개단다

올해 전기차 판매 165% 급증…2월엔 하이브리드 역전
보조금·할인에 고유가 변수까지…전기차 선호 흐름 확산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 EV5 생산라인,(기아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뉴스1) 박기범 김성식 기자 = 정부가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에 대응해 '승용차 5부제'를 예고하면서 자동차 판매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5부제에 하이브리드차(HEV)가 규제 대상에 들어간 반면 전기차(EV)와 수소차는 제외됐다.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전기차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환경차 희비…하이브리드 포함, 전기·수소차는 '프리패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5일부터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승용차 5부제가 의무 시행된다. 당초 검토됐던 민간 부문 강제 도입은 자영업자와 화물차주 등의 생계 부담을 고려해 일단 유보됐다. 정부는 민간의 경우 자율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원유 수급 '경계' 단계가 발령될 경우 의무 적용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점은 적용 예외 대상이다. 친환경 차에서 희비가 갈렸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5부제 제한에서 제외됐지만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게 운행 제한을 받게 됐다.

하이브리드 꺾은 전기차…'대세' 흐름 가속화 기대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5부제 시행이 전기차 전환 흐름에 강력한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국내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기차 판매량은 4만 1498대로 전년 동기(1만 5625대) 대비 165.6% 급증했다. 특히 지난 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 5766대를 기록, 하이브리드(2만 9112대)를 추월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기차보다 2배 이상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역전극'이 펼쳐진 셈이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2월 한 달간 786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54.1% 성장했고, 기아(000270) 역시 2월 전기차 판매량이 1만 4488대로 210.5% 급증하며 처음으로 월 판매 1만 대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005380) 역시 전년 대비 86.2% 증가한 995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KG모빌리티(003620)(무쏘 EV 842대), 르노코리아(세닉 357대) 등 중견 브랜드 전기차도 고른 활약을 보였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또한 2월에만 467대가 팔리며 전월 대비 449.4%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2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더함파크에서 수원도시공사 직원들이 오는 4월1일부터 시행될 차량5부제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수원도시공사(사장 이영인)는 중동지역 분쟁 심화로 국가 유가 불안정 사태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해 오는 4월1일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한다. 2026.3.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중동 전쟁 이후 높아진 전기차 관심…가격 역전 현상도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기름값 공포'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자동차 판매 현장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심이 확인된다. 케이카(K-Car)에 따르면 이란전 긴장 직후 2주간 전기차 판매량은 직전 대비 40.8% 증가하며 전체 판매 증가율(28.3%)을 크게 웃돌았다. 엔카닷컴 분석 결과, 2월 초 9.3%였던 전기차 조회 비중은 중동 긴장이 고조된 3월 초 11.0%까지 상승했다.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차와의 가격 역전 현상은 판매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에 제조사의 파격적인 할인이 더해지면서 전기차의 실구매가가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 EV5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실구매가가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 초반대로 형성되자, 유지비가 저렴한 EV5를 선택하는 고객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가 렌터카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공공부문에서는 단기적 수요 위축이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차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카셰어링 수요 증가와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