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아틀라스 단 1대도 못 들인다"…로봇과 전면전 선언

휴머노이드 투입 계획에 반발…"노사 합의 없는 자동화 불가"
로봇 투입·미국 공장 생산량 증설 맞물려 노사 긴장 고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노동조합이 22일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CES 2026에서 공개한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향후 생산 현장에 로봇 투입이 본격화할 경우 노사 간 날 선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분명히 경고한다.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은,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이달 6~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대중에 처음 공개하고, 향후 '피지컬 AI' 기업으로서 로봇을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제조 현장에 투입되기 전 로봇을 훈련하는 곳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의 문을 연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발표 이후 시장에선 '아틀라스'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고, 현대차 주가는 급등했다.

노조는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양산형 로봇 '아틀라스'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회사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를 양산해 향후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며 "어떠한 상황이 와도 노동자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로봇의) 대량 양산과 생산 현장 투입 시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 노조는 "평균 연봉 1억 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 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며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고 했다. 업계에선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연간 유지 비용을 대당 1400만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로봇은 24시간 내내 일할 수 있어 생산성에서 인간 근로자를 압도할 전망이다.

노조는 "현대차 주력 사업은 '자동차 생산 및 판매'"라며 "최근 현대차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선 핵심 이유는 피지컬 AI(로봇)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 기업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고도 했다.

현대차노조 소식지

노조는 해외 생산 물량 확대도 성토했다. 노조는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현대차 메타플랜트(HMGMA) 공장 생산에 대해 "현재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생산 물량 부족으로 고용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원인은 HMGMA 물량 이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해당 공장 생산량은 10만 대 이하지만, 2028년까지 50만 대 규모로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공장의 상당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사측은 중대한 실수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 일방적 해외 물량 이전과 노조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로봇 자동화와 글로벌 생산 재편을 둘러싼 노사 간 긴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화와 해외 생산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통으로 추진하는 흐름"이라면서도 "국내 고용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현대차 노사 간 충분한 협의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