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개소세 인하 올 연말까지만…완성차 "내년 장사 어떻게" 우려

개소세 5%→3.5% 인하, 오는 31일 종료…세수부족에 연장 '불발'
쏘나타 56만원·쏘렌토 66만원 인상…내수, 내년 뒷걸음질 우려

지난 4월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자동차 부스 내 차량들을 관람하는 모습(자료사진). 2025.4.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올 한해 시행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되면서 내년 내수 판매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기 불황에 1인 가구 증가로 자동차 내수 시장이 구조적 위기에 몰린 상황이어서 세제 혜택 종료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는 자동차 개별소비세가 신차 출고가 대비 3.5%에서 5%로 인상된다. 지난 1월부터 100만 원 한도로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5%→3.5%) 정책이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관련 정책은 지난 1월 시행돼 6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물가 안정과 민생 회복 지원 등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한 차례 연장됐다.

연내 개소세 추가 연장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세수 결손 상황이 심각해서다.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세수 부족분은 12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등 다른 탄력 세율과 동일하게 연장 여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지만, 별다른 발표가 없는 한 예정대로 올해 말 끝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개소세는 교육세, 부가가치세와 동일하게 신차 가격에 포함된다. 따라서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차량 가격이 인상되게 된다. 현재 3615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최고 등급 트림 가격은 내년부터 3671만 원으로 56만 원 오른다. 국내 판매 모델 1위를 기록 중인 기아 '쏘렌토'의 최고 등급 트림 가격은 4260만 원에서 4326만 원으로 66만 원 뛴다.

올해 내수 167.7만대, 전년比 2.5%↑…10년 평균치 177만대 하회 "지원 절실"

개소세 인하 혜택은 올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신차 판매량은 154만 3000여 대로 전년 동기(150만 1000여 대) 대비 2.8% 증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달 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신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67만 7000여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지난해 11년 만에 최저 수준(163만 5000여 대)으로 추락했던 내수는 1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내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세제 혜택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올해 167만 7000여 대 판매량을 기록하더라도 여전히 지난 10년 평균 판매량인 177만여 대를 10만 대 이상 밑도는 실정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회복 격차도 컸다. 올해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31만 7000여 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지만, 국산차는 136만여 대로 같은 기간 1.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KAMA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승용 신차 시장 내 수입차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KAMA는 내년 국내 신차 판매량 전망치를 올해 추정치 대비 0.8% 증가한 169만여 대로 잡았다. 추정치는 개소세 인하 정책이 내년까지 연장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 정책이 중단될 경우 '수요 절벽'이 현실화해 내수 판매가 뒷걸음질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정부가 개소세를 5%에서 최대 1.5%까지 인하하자 그해 내수 판매량은 190만 6000여 대로 정점을 찍었으나, 3.5%가 적용된 2021~2023년에는 170만 대 안팎을 오갔다. 이마저도 2023년 7월 중단되며 개소세 5%로 돌아가자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11년 만에 최저치인 163만 6000여 대로 곤두박질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에 따른 혜택이 100만 원 이하이긴 하지만, 수천만 원의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단돈 10만 원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각종 프로모션을 비교하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게 현실"이라며 "경기 불황에 20~30대 1인 가구 증가로 신차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현장 딜러들이 개소세 인하에 따른 가격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홍보 수단을 하나 잃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차 판매량 자체가 떨어지면 세율 증가에도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세심한 정책 조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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