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4만원 시대'라더니…병원비는 여전히 10만원 넘어
도수치료 막자 신장분사치료 3배 급증…관리급여 '풍선효과' 현실화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 A 씨는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에서 관리급여 시행 직전인 6월 23일 16만 원짜리 도수치료를 받았다. 이후 관리급여 시행 직후인 지난달 3일에는 같은 병원에서 급여인 단순운동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받고 비급여인 신장분사치료를 16만 원에 받았다. 해당 병원은 관리급여 시행 이후 기존 도수치료 환자에게 도수치료 대신 신장분사치료를 시행한 것이다. 보험사는 치료 시기와 항목만 일부 달라졌을 뿐 사실상 동일한 진료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후 비급여인 신장분사치료 청구가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서는 병·의원이 비급여 진료를 병행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면서 실손보험금 누수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의 8영업일간 일평균 신장분사치료 청구 금액은 3억 4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초 같은 기간(1억 1300만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는 4618건으로 73.2% 늘었고, 건당 청구 금액은 7만 4813원으로 77.0% 증가했다.
신장분사치료는 통증 부위의 근육을 늘린 뒤 냉각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물리치료 기법이다. 2005년 비급여로 등재된 이후 급여화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의료기술 재평가가 이뤄졌지만 '근거 불충분'으로 비급여가 유지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달 초 신장분사치료 이용이 급증한 것은 도수치료에 관리급여가 적용되면서 1회 가격이 4만 3850원으로 제한되자 병·의원이 관리급여가 적용된 도수치료에 비급여인 신장분사치료를 병행해 수익 감소분을 보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관리급여 풍선효과가 지속될 경우 실손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제2의 도수치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치료 과정에서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시행하는 병행진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올해 1분기 5개 대형 손보사의 비급여 주사제 실손보험금은 36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증가 원인으로 일명 'HA주사제'로 불리는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의 과잉진료 문제를 지목했다. 한 대형 손보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HA주사제 실손보험금은 4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고, 청구 건수도 86만 건으로 32.1% 늘었다. 특히 의원·병원급 의료기관의 청구액은 419억 원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여기에 체외충격파 치료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요 7개 손보사의 지난달 초 8영업일간 건당 체외충격파 치료비는 10만 501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었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는 5929건으로 41.8% 감소했고, 총청구 금액은 6억 2300만 원으로 29.7% 줄었다.
체외충격파는 관리급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한의사협회가 자율 시정지침을 통해 시행 횟수와 적용 부위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시행 횟수는 부위당 최대 6회, 연간 최대 12회(횟수 초과 시 실손의료보험 적용 제외)로 제한됐고, 적응증도 어깨관절과 발목관절 등 7개 부위 질환으로 한정됐다. 다만 별도의 진료비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도수치료에 관리급여가 적용되면서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관리급여 전환 이후 유사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을 면밀히 점검하고 허위 또는 둔갑 청구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과 행정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리급여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의료계는 제도 철회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며 서울시의사회는 관리급여의 근거가 되는 시행령에 대해 이미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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