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여·수신 날개 달고 종합금융그룹 '도약'

금융위원회,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
보험-저축은행 시너지 극대화 기대…내년 지주사 전환 본격화

1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사진제공=교보생명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교보생명이 국내 1위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 승인을 받았다. 이번 인수로 교보생명은 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추게 됐다. 여·수신 기능을 강화하면서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일본 SBI그룹이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로 인수 금액은 약 9000억 원 규모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월 지분 8.5%를 우선 인수한 데 이어 조만간 41.5%+1주를 추가 매입해 총 50%+1주를 확보하게 된다. SBI저축은행 최대 주주인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구조로,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8.7%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 5854억 원, 자본총계 1조 9924억 원, 거래 고객 179만 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 3495억 원, 2022년 328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또 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던 지난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891억 원, 80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탄탄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도 9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7% 급증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저축은행으로, 전국 단위 영업이 가능한 사실상 은행 수준의 영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자산 20조 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한편 대주주 지분을 5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BI저축은행이 자산 규모, 영업 기반, 지배구조 등의 측면에서 당국의 제도 변화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저축은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험-저축은행 시너지 '극대화'…디지털 강화 MZ세대 접점 확대 기대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을 통해 개인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또 보험사에서 대출 이용이 어려운 고객에게 저축은행 상품을 안내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는 보험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고객 상황에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로 디지털 측면에서도 약 460만 명 규모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교보생명 앱 이용자 298만 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이용자 162만 명을 합친 규모다. 교보생명은 이를 통해 보험에 익숙하지 않았던 MZ세대 고객 접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교보생명은 SBI그룹과 2007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협업해 왔다. 과거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 협력 등 주요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경영 노하우를 고려해 당분간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라며 "교보생명의 보험 역량과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SBI저축은행이 만나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각 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종합금융그룹 골격 갖춘 교보생명…지주사 전환·IPO 탄력 받나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로 '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종합금융그룹의 골격을 갖추게 됐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과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자산관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신 기능을 담당할 금융 계열사는 없었다. 이번 SBI저축은행 인수로 교보생명은 여·수신 기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SBI홀딩스는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하며 신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했고, 이후 지분을 20%까지 확대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신 회장이 우호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만큼 내년에는 지주사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의 IPO에도 SBI저축은행 인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수신 기능 강화로 보험업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추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평가에 유리하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금융지주사 전환과 IPO를 위해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일부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 분쟁 여파를 정리해야 한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분 비율이 높았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와의 분쟁을 해결했다. 하지만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은 여전히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분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 비율은 낮지만 금융지주 전환과 IPO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그룹과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신사업 전반에서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