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할인율’ 인하…생보사 건전성 ‘휘청’[IFRS17 연착륙 언제쯤]③

내년부터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한도 0.25%p 상향…최종관찰만기 30년 확대

편집자주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은 지난 2013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올해 도입됐다. 준비기간만 10년을 거쳤지만, 금융감독원은 시행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추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보험업계는 IFRS17의 자율성은 훼손됐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IFRS17 도입 이후 현재까지의 과정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새 국제회계 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회계처리 관련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7.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금융감독원이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에 나서면서 보험사 부채 증가와 듀레이션 미스 매칭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장 내년부터 장기선도금리가 0.24%p 낮아지고, 최종관찰만기가 30년으로 확대되는데 이로 인해 생명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장도선도금리 조정폭 확대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최종관찰만기 확대는 채권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시장의 초장기채 공급 부족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IFRS17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오는 2026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부채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할인율 운영 자문위원회’를 열고 장기선도금리를 올해 4.8%에서 내년 4.55%로 0.25%p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이달 안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금감원의 할인율 개선은 보험부채가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게 산출되도록 할인율 산출기준을 현실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의 보험부채 할인요소는 최종관찰만기, 장기선도금리, 유동성프리미엄의 산출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금감원은 내년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한도 상향과 최종관찰만기 확대 등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할인율 낮춰 나갈 계획이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지고, 보험사의 순자산가치는 낮아져 재무건전성도 악화된다. 보험금 지급으로 나갈 금액이 많아지면 미래 예상이익의 현재가치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줄어들게 된다.

우선, 금감원은 내년부터 장기선도금리 조정폭을 기존 0.15%p에서 0.25%p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매년 할인율 위원회를 열고 다음 연도의 할인율 방향을 결정해왔고, 장기선도금리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연도별 조정폭을 0.15%p로 제한해 왔다.

하지만 당국은 최근 장기선도금리와 장기선도기준금리 간 차이가 벌어지면서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내년부터 연도별 조정폭을 확대해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적용할 경우 올해 4.8%였던 장기선도금리는 내년 4.55%까지 낮아지고, 오는 2026년에는 4.05%로 장기선도기준금리에 수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는 장기선도금리의 하향폭이 커지면서 부채 할인율의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부채 듀레이션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이 긴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에 비해 영향이 더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선도금리의 가파른 하향은 생보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논란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보험업계가 금감원의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한도 상향에 대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자문위원회에서 보험업계의 관심은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한도 상향보다 최종관찰만기 확대로 쏠렸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보험사의 최종관찰만기를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보험사의 듀레이션 매칭 강화를 위해서는 부채의 최종관찰만기를 자산의 만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보험부채 할인율의 최종관찰만기는 20년으로 적용하고 있어 50년 만기를 적용하고 있는 자산과 할인율 곡선이 상이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금융당국의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기획재정부가 30년 국채선물 상장 계획에 맞춰 보험사의 최종관찰만기도 30년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내년 국고채 30년물이 시장에 공급되는 만큼 최종관찰만기 확대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생보사들은 채권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 최종관찰만기 확대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 국고채 30년물이 시장에 공급돼도 현재의 20년 이하의 단기채권들의 채권 비중을 고려하면 30년물 국고채 이외에도 50년 만기 초장기 채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논의되는 시기부터 보험사들은 30년 이상의 장기채 니즈가 있었지만 채권시장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난감했다”며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할 경우 보험사들의 채권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서는 국고채 50년물 같은 초장기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