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현물·선물 동반 매수…美 국채금리 진정에 코스피 상승 '베팅'

외국인, 5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선물도 1.6조 순매수
美 바이백 효과에 엔비디아 호실적…잭슨홀 연설 '변곡점'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6.8.27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4일 동안 코스피에서 8조 원 가까이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한 달 만에 가장 큰 순매수액을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세고, 엔비디아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코스피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자 수급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33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누적 기준 7조 7739억 원어치를 팔았지만, 5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1조 5867억 원 순매수하며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모두 받아냈다. 이는 지난달 29일(1조 7126억 원)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현물(현재)과 선물(미래) 시장에서 모두 순매수했다는 건 향후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외국인 순매수세는 그동안 전세계 증시를 위협한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7일 연 5.310%에서 27일 5.185%로 12.5bp 내렸고, 같은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6bp 하락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였던 금리가 열흘 만에 되돌려진 것이다.

미국 정부가 금리를 잡기 위해 장기 국채를 되사는 '바이백' 확대 기조가 효과를 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19일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엔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미국 재무부가 지난 24일 9500억 달러(약 1300조 원) 규모의 일반계정 자금을 바이백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지는 등 추가 보완책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걷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7일 엔비디아가 실적발표에서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고,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도 시장 예상치(45%)를 크게 웃도는 70%로 제시하는 등 향후 실적 전망까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제시하며 인공지능(AI) 투자와 반도체 성장성을 입증하자 투자 심리가 더욱 자극됐다.

이에 시장에 안도감이 퍼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밀어올렸다. 이날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72%, SK하이닉스는 2.49% 올랐다. 이에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 상승한 6912.37에 거래를 마치며 7000선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위기를 털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 멈췄을 뿐이지,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이지만 아직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는 빅테크의 자본조달 비용을 높여 투자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2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증시에선 유동성이 축소돼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한때 전일 대비 2.76%까지 올랐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오는 28일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기조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만큼 이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경우 투자 선호 심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상 방침 발언이 나올 경우 금리 상승 부담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의장의 잭슨홀 기조연설이 변곡점 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지정학적 판단과 유가 전망이 매파적 동결에 그칠지, 인상 신호를 시사할 만큼 물가 안정 의지 표출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장기물에 대한 우려를 낮추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