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韓 정유업 비중 확대"…최선호주 '에쓰오일→SK이노' 변경

정제마진·윤활기유 마진 치솟아…韓 정유사 실적↑
SK이노, 상대적 저평가…"아시아 통합 에너지 플랫폼"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표시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이동 상황. 2026.5.4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호르무즈 해협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정제마진을 바탕으로 한국 정유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또 최선호주(Top Pick)는 기존 에쓰오일(S-Oil)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변경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JP모건은 한국 정유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JP모건은 최근 중동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치솟은 정제마진을 이유로 꼽았다. 강한 정제마진이 2분기 소폭의 재고평가손실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미국 정유업 수익성의 대표 지표인 3-2-1 크랙 스프레드가 20일 기준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올라 2022년 에너지 위기 수준마저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중동 분쟁으로 윤활기유 생산설비가 피해를 입어 최근 수개월간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3(Group III)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피해를 입은 설비들의 그룹3 생산능력은 글로벌 실제 생산량의 35%로 추산된다. 이에 그룹3 마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이는 국내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한국의 정유 및 화학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을 3조 7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블룸버그 컨센서스(2조 7000억 원)를 약 36% 상회하는 수치다. 또 4조 2000억 원 규모의 정유사 보상기금도 4분기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화학업체들에 대해선 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액화석유가스(LPG)·나프타 부족에 따른 판매량 감소를 상쇄해 단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겠지만, 이후 다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 ⓒ 뉴스1 박정호 기자

JP모건은 또 한국 정유업종 내 선호 1순위를 기존 에쓰오일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변경했다. 최근 에쓰오일의 주가가 급등해 SK이노베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에쓰오일 주가는 82.7%(지난 20일 기준)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7.0% 올라 에쓰오일의 상승률이 약 65% 높다.

특히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위험 대비 보상이 긍정적(favorable)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 부문의 현금 소진이 중단됐고, 배터리 자산 매각 및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정유 및 윤활기유 사업 호조에 힘입어 2026~2027년 한국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주주에게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정제마진과 윤활기유 마진 전망치의 상향 조정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조 8000억 원과 1조 1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77%, 30%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6년 및 2027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의 경우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각각 52%·63% 상향 조정하고, 에쓰오일도 20%·25% 높였다.

JP모건은 또 SK이노베이션의 현금흐름 전망 개선 및 설비투자(CAPEX) 감소, 재무구조 안정화를 반영해 2026년 배당금(DPS)을 기존 0원에서 1000원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중동 위기로 전세계 고급 윤활기유 공급 차질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그룹3 핵심 공급 업체인 SK엔무브가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감압경유 공급 부족 현상을 고려해 올해 SK엔무브의 윤활기유 생산 물량이 보수적으로 11% 늘어나고, 경쟁사의 상실 물량을 전부 대체하는 시나리오에선 55%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 측은 "시장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사업 손실과 과도한 CAPEX 부담 등에 고정돼있지만, 상당 부분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구조조정 이후 SK이노베이션은 현금을 소모하는 배터리 자회사를 둔 한국 정유사가 아니라, 재무 구조가 안정화된 아시아 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