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실적 발표일 7% 급락…과거 사례보니 '매수 기회'

최근 12개 분기 발표일 5번 상승·7번 하락…5거래일 뒤엔 '상승' 7번
외국인 매도·레버리지 수급·지정학 불안…"피크아웃 신호는 없어"

코스피가 급락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7.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발표 당일 6.92%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12개 분기 잠정 실적 발표 사례를 보면 당일 하락한 경우가 7번으로 더 많았지만 5거래일 뒤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당일 하락 역시 추세로 굳어지기 보다는 후속 실적 기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전 거래일보다 2만 2000원(6.92%) 내린 29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전날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이다.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데다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85조 5994억 원도 웃돌았다.

2023년 2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최근 12개 분기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일 주가를 보면 발표 당일 주가는 5차례 오르고 7차례 내려 하락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다만 과거 하락 사례의 낙폭은 최대 2%대 초반이었다. 2023년 2분기 발표일 하락률이 2.37%로 가장 컸고 같은 해 4분기(2.35%), 2025년 3분기(1.82%), 4분기(1.56%)가 뒤를 이었다. 이번 하락률 6.92%는 최근 12개 분기 최대 낙폭의 약 2.9배에 달한다.

이 비교에는 반도체 다운사이클 저점과 업사이클이 섞여 있어 실적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3년 2~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000억~2조 8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이 일반적이었던 최근 분기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시장 전망을 웃돈 실적만 따로 봐도 발표 당일 차익실현은 빈번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16차례 중 10차례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했다. 발표 전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뒤 실제 실적 공개를 계기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급락의 방아쇠는 실적 발표에 따른 이벤트 소멸과 차익실현이었다고 본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기계적 수급이 겹치면서 낙폭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에 상장된 이후 처음 이뤄졌다. 이들 상품은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조4064억 원에 달할 정도로 거래가 집중됐다.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급락하면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추가 매도가 뒤따를 수 있어 본주 하락 폭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된다. 이번에도 이 같은 기계적 매매가 변동성을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실적 발표 뒤 매도 물량이 나온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낙폭이 과도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만으로 전날 급락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장중 호르무즈 해협과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며 시장 전반의 낙폭도 확대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화두는 삼성전자였지만 실제 지수 하락 폭을 키운 것은 중동과 대만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였다"며 "관련 뉴스가 전해진 이후 낙폭이 확대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실적 발표 당일 하락이 이후 약세로 곧바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최근 12개 분기 가운데 발표일 종가보다 5거래일 뒤 주가가 오른 경우는 7차례였다. 이중 4차례는 하락후 상승 전환한 경우다. 발표 당일 주가가 차익실현이나 단기 수급에 흔들리더라도 이후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업황 전망, 후속 실적 기대에 따라 달라졌던 셈이다.

실적 피크아웃(하락 전환)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06조 원, 114조 원으로 형성돼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이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실적 피크아웃과 다음 분기 감익이 현실화돼야 하지만 아직 그 신호는 등장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변동성과 지수 방향성을 동일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