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이달 말 ESG 공시 로드맵 초안 발표…"불확실성 해소"

스코프3 공시 범위 포함 쟁점…"충분한 유예기간 두는 방안 검토"

금융위원회 전경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금융위원회가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제도화를 위한 로드맵 마련에 속도를 낸다. 도입 시기와 범위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들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이다.

금융위는 4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산업계·기업, 투자자,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의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국제적으로 지속가능성 공시가 점진적으로 제도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도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 제도 관련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 시기 등 일부 쟁점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균형 있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회계기준원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IFRS 재단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토대로 마련한 국내 공시기준 최종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지난해 4월 공개초안 이후 이어진 의견수렴을 거쳐 기준 전반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 공시 범위, 특히 공급망 배출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 3)는 광범위한 공급망으로 인해 측정과 추정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배제할 경우 배출량이 많은 공정이 빠져 공시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스코프3를 공시 범위에는 포함하되, 적용 시기는 확정하지 않고 로드맵 논의 과정에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됐다.

ESG 공시 로드맵과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의무공시를 추진하는 방향이 논의됐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기간 거래소 공시 형태로 운영하고, 제도가 안착된 이후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U는 2025년부터 대기업을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했고, 일본도 2027년부터 시가총액 3조엔 이상 프라임 상장사를 중심으로 공시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공시 기준과 로드맵 추진을 보류한 상태다.

최초 의무공시 시기와 스코프3 유예기간을 두고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기준에 맞춰 공시 시점을 앞당겨 국내 기업들이 충분한 공시 경험을 미리 축적해야 한다는 입장과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준비 기간을 넉넉히 부여하고 그 사이 정부가 인프라를 고도화해 기업의 공시 이행을 지원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논의 내용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과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이달 말 금융위원장 주재 '제4차 생산적 금융을 위한 대전환 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공개 의견수렴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추가로 청취하고, 오는 4월까지 ESG 공시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목표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