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책" 앞장서더니…美 SEC엔 "건전성 우려" 경고한 우리금융
우리금융 SEC에 "정부 규제로 고객 이탈, 순이자마진 감소" 우려
포용금융도 지적 "의도치 않은 비용이나 손실 부담할 수 있어"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에 가장 먼저 호응하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우리금융지주(316140)이 정작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정책이 자산건전성 악화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정책 동참을 강조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해 ‘이중 메시지’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생산적 금융(Productive finance)' 정책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한국 정부는 정책 목적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에 한국 경제의 특성 산업 부문에 투자 또는 금융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라며 "이는 당사의 전략 및 정책 방향과 일치할 수 있으나, 원래 지원하지 않았을 산업 부문에 대해서도 금융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수 있다”며 “정부 규제로 인해 고객 이탈이나 순이자마진(NIM)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중심의 익스포저 구조를 직접 언급하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우리금융은 "익스포저의 가장 큰 비중은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으며, 해당 기업의 재무적 어려움이 우리금융의 자산건전성 악화 및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또 “정부가 은행권에 취약계층 대출 부담 완화를 위한 금리 조정과 전략산업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책 기조는 NIM에 추가 압박을 가하고 연체율 상승 및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핵심 정책인 '포용 금융'(Inclusive finance)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적시했다.
우리금융은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최대 7조 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계획이 이에 해당한다”며 “그 결과 의도하지 않은 비용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리금융이 국내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의 ‘선봉장’ 역할을 자처해왔다는 점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9월 직접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열고, 향후 5년간 총 80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임 회장은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우리금융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가운데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발표했고,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까지 연 곳도 우리금융이 유일했다.
당시 임 회장은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첨단산업 대출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한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건전성 영향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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