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4년→7개월→3.5개월…점점 빨라지는 '금값 상승 시계'
국제 금값, 5000달러 넘은 지 이틀 만에 5500달러 돌파
글로벌 위기 때마다 '금' 수요 쏠려…"연내 6000달러도 도달 가능"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상승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으로 쏠리며 과열 신호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28일(현지시간) 장중 트라이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6일 금값이 5000달러 선을 넘어선 지 불과 이틀 만에 500달러 이상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달 초 금 선물 가격이 4300달러 선에서 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약 30% 급등했다.
금값의 상승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은 과거 흐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금값이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선 건 2008년 3월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 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치솟았다.
이후 약 12년이 지난 2020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며 금값은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관세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해 3월 금값은 3000달러를 돌파했다. 2000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4년 7개월 만이다.
이후 7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8일 금값은 다시 4000달러 선을 돌파했으며, 4000달러에서 지난 26일 5000달러를 돌파하기까지는 불과 3개월 18일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급등 배경으로 글로벌 정치·경제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된 점을 꼽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야욕으로 미국과 서방의 갈등이 촉발된 가운데 미 연준의 독립성 우려, 보호무역 강화 등 리스크가 겹치며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달러나 엔화, 유로화는 물론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었던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까지 약화하면서 마지막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삼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 매입에 집중하는 중앙은행 대부분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해당한다"며 "이들은 미국과의 갈등, 지정학적 긴장 증대, 오일머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원인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금 매입에 집중하는 신흥국들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이라고 취급하던 미국 장기국채를 매도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며 "이는 글로벌 안전자산의 양극화 또는 구조적 분절화 조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값이 온스당 6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속 골드바·코인·ETF 등 금 투자 수요와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위한 중앙은행 매수세가 금 가격 강세의 원동력"이라며 "미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과 금융 억압, 달러지수 약세로 2025년부터는 금의 안전자산 지위는 미 국채를 뛰어넘은 수준까지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2023년 9월을 끝으로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 가격은 5000달러를 넘어 연내 6000달러까지도 도달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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