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DAT…하이퍼리퀴드 토큰으로 사업 키운 '하이페리온디파이'[인터뷰]

美 나스닥 상장사 '하이페리온디파이' 정현수 대표 인터뷰
가상자산 매입하는 DAT 기업의 진화…보유 자산 활용해 '온체인 금융' 사업

정현수 하이페리온디파이 대표.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꾸준히 매입하는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의 달라지고 있다. 가상자산을 매입하며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데서 나아가, 보유 자산을 활용해 금융 상품을 운용하는 등 수익원을 넓히는 기업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 추세다.

탈중앙화 거래소(DEX) 하이퍼리퀴드의 자체 토큰 '하이프(HYPE)'를 사 모으는 나스닥 상장사 '하이페리온디파이'가 대표적인 예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하이프 토큰을 활용한 '온체인 금융'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정현수 하이페리온디파이 대표는 지난 2일 뉴스1과 만나 "다른 가상자산이 아닌 HYPE를 택한 이유는, 토큰을 그냥 사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하이퍼리퀴드라는 플랫폼을 통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HYPE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기관들이 하이퍼리퀴드 생태계 안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이트웨이'가 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바이오 상장사에서 온체인 금융 기업으로…왜 '하이퍼리퀴드' 택했나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하이페리온디파이는 본래 바이오 기술기업 '아이노비아'였다. 지난해 가상자산 사업으로 전환하고 사명을 바꾼 뒤, 올해 6월에는 기존 바이오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며 남은 지식재산권(IP)도 매각했다. 정 대표는 "이제 온체인 금융 사업과 디파이 사업에 완전히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전환 이후 매출도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35만 7693달러로, 전 분기보다 46.4% 증가했다. 매출은 전액 가상자산 사업에서 발생했다. 주로 스테이킹(예치)와 밸리데이터(검증인) 활동에서 나왔다.

하이페리온디파이가 'HYPE'를 택한 이유도 매출 증가에서 알 수 있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규모가 더 큰 가상자산을 매입한 기업들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누렸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HYPE를 택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가 수수료 매출의 99%를 토큰 바이백에 활용하는 점 △HYPE를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는 점 △초기 스타트업인 하이퍼리퀴드 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점 등이다.

하이퍼리퀴드는 거래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을 HYPE 바이백에 사용하며, 바이백한 토큰은 소각한다. 바이백이란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자체 발행 토큰을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과 유사하다. 토큰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는 HYPE를 꾸준히 매입하는 하이페리온디파이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바이백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HYPE 가격이 크게 올랐고, 하이페리온디파이의 주가 또한 올해 8월부터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 대표는 "하이퍼리퀴드의 바이백 결정은 가상자산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의 토큰과, 일반 상장사의 지분 간에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바이백을 통해 토큰 보유자에도 가치를 환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HYPE를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하이페리온디파이가 HYPE 매입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대표적인 게 외부 사업자가 하이퍼리퀴드에 무기한 선물 시장을 개설할 수 있는 하이퍼리퀴드의 기능 개선안 'HIP-3'다. 시장을 개설하려면 HYPE 50만 개를 스테이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하이페리온디파이는 필요한 자산을 제공하고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이자 수익을 얻으면서 하이퍼리퀴드 생태계 내 여러 팀과 파트너십을 맺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 예로는 하이퍼리퀴드 생태계의 대출 프로토콜인 하이퍼렌드(HyperLend)와 함께 하는 기관 대출 사업을 들었다. 차입 기관은 보유 중인 HYPE 토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다.

성장 초기의 팀들과 함께 가치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HYPE를 선택한 배경이다. 정 대표는 "모든 자산이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하이퍼리퀴드가 RWA(실물자산토큰화) 무기한선물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페리온디파이 자체적으로도 새로운 온체인 금융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메인 기업 D3와 협력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인터넷 도메인도 하나의 자산군이기 때문에 토큰화를 하면 더 빨리 거래하고, 활용 범위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가상자산 프로덕트 개발…"한국 금융기관과도 협력할 것"

정 대표는 향후 온체인 금융 사업을 더 확대하고, 토큰화의 대상이 될 자산군도 늘리겠다고 했다. 사업 전환 1년 만에 하이페리온디파이 고유의 상품이 생겼다며, 향후 사업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1년 전 하이페리온디파이에 합류하면서 그렸던 비전이 실현되고 있다. 하이페리온만의 프로덕트(상품)가 생겨서 이번 KBW(코리아블록체인위크)에서도 발표할 수 있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하이페리온디파이가 크게 눈여겨 보고 있는 시장이다. 이를 위해 주로 해외 법인이 있는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도 했다. 국내 진출 계획 역시 있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그는 "단순히 HYPE를 사들이는 회사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하이퍼리퀴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돕는 게이트웨이가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한국 금융기관들이 강점을 가진 현물이나 ETF(상장지수펀드)를 하이퍼리퀴드 생태계로 들여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