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수료 0원에 VIP 이벤트까지…코빗 RLUSD 폭증 뒤엔 '깜깜이 보상'

일반 이용자에 공개 없이 VIP 대상 거래량 비례 보상
수수료 무료화 속 반복 거래 비용 '0원'…RLUSD 거래대금 90% 안팎 지속

디지털엑스 로고. 디지털엑스 제공.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서 리플유에스디(RLUSD) 거래대금이 폭증한 배경에는 일반 이용자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VIP 대상 거래 보상 이벤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데 이어 VIP 고객에게만 거래량에 비례해 RLUSD를 추가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하면서 특정 종목의 거래량을 끌어올릴 유인을 제공한 셈이다.

특히 해당 이벤트는 홈페이지 등을 통한 별도 공지 없이 일부 VIP 고객에게만 개별 안내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이용자는 RLUSD 거래량이 급증한 배경을 알기 어려웠던 만큼, 사실상 '비공개 이벤트'를 통해 거래량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RLUSD 거래량에 따라 총 3000만 원 상당의 RLUSD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종료 시점은 오는 30일 또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보상 방식은 이벤트 기간 전체 체결량을 기준으로 개인별 거래 비중을 계산해 총보상 물량을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거래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RLUSD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메이커(Maker)와 테이커(Taker) 거래량, 신규 거래자 등으로 구분해 보상하는 방식도 적용됐다. RLUSD 거래 이력이 없는 VIP를 대상으로 한 별도 신규 거래자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문제는 이 같은 이벤트가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빗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이벤트가 아니라 대상 VIP에게 별도로 안내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RLUSD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한 배경을 알기 어려웠던 셈이다.

특히 이번 VIP 이벤트는 코빗의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와 맞물리면서 거래량을 늘릴 유인을 더욱 키웠다. 거래량에 비례해 보상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까지 0원이 되면서 반복 거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통상 거래량 보상 이벤트는 거래를 반복할수록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늘어나는 대신 거래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한다. 반면 현재 코빗에서는 RLUSD를 반복적으로 사고팔더라도 거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거래 비용은 없지만 거래량을 늘릴수록 보상은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실제 코빗의 수수료 무료화가 시작된 지난 24일 RLUSD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코빗의 RLUSD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314만 개, 거래대금은 약 43억 원이었다. 하지만 수수료 무료화 첫날인 24일 거래량은 2억 1975만 개, 거래대금은 3019억 원으로 급증했다. 직전 일주일 하루 평균과 비교하면 약 70배에 달한다.

당시 코빗 전체 거래대금 3302억 원 가운데 RLUSD 한 종목에서 발생한 거래대금만 3019억 원으로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거래량 급증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RLUSD가 코빗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코인마켓캡에서도 코빗의 RLUSD/KRW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억 2402만 달러로 RLUSD 현물 거래쌍 가운데 압도적인 수준이다. 코빗 내에서도 RLUSD가 전체 거래대금의 88.2%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테더(USDT)의 거래 비중은 5.93%에 그쳤다.

글로벌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은 이 같은 거래량에서 통계적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 코인마켓캡은 코빗 RLUSD 거래쌍의 거래량을 RLUSD 전체 거래량 집계에서 제외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은 명확한 통계적 이상 징후가 확인된 거래쌍의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 산정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