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장사 비트코인 보유액 140조원 돌파…韓 상장사는 '그림의 떡'

스트래티지·메타플래닛 중심 매집 확대
韓 상장사는 직접 보유 제한…제도 격차 부각

비트코인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전 세계 상장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1년 새 60% 넘게 증가하며 기업 재무 전략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을 장기 전략 자산처럼 편입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직접 보유가 어려워 제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비트코인 트레저리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 세계 상장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재 총 121만8940BTC로 집계됐다. 현재 시세 기준 약 975억달러(약 142조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5월 7일 약 74만2919BTC와 비교해 47만6021BTC 증가한 수준이다. 증가율은 약 64.1%에 달한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기업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196곳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보유가 일부 기술기업의 실험 단계를 넘어 글로벌 기업 재무 전략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하며 사실상 비트코인 중심 재무 전략 기업으로 자리 잡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닌 기업 재무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강화되는 것이다.

스트래티지가 대표적이다. 스트래티지는 1989년 기업용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소프트웨어 회사로 출발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라는 사명으로 30년 이상 운영돼 왔다. 그러다 2020년 비트코인을 주요 재무 준비 자산으로 채택하며 매입을 시작했고 이후 비트코인 중심으로 기업 정체성이 완전히 재편됐다.

이러한 전환을 공식화하기 위해 2025년 2월 기존 사명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당시 회사는 로고에 비트코인 'B' 형태 디자인을 반영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비트코인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재 글로벌 상장기업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량 1위인 스트래티지는 약 81만8334BTC를 보유하며 전체 상장기업 보유량 증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어 미국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투웬티 원 캐피털이 약 4만3514BTC를 보유하며 2위에 올랐다. 일본 메타플래닛은 약 4만177BTC로 3위, 미국 채굴기업 마라홀딩스는 약 3만8689BTC로 4위를 기록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약 1만5389BTC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장기업들은 아직 비트코인을 재무 전략 자산으로 편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제한돼 있어 상장사의 비트코인 매입 및 재무 전략 차원의 대규모 보유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발표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통해 단계적으로 법인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6월부터 일정 조건을 갖춘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는 현금화 목적의 가상자산 매도가 가능해졌다.

로드맵 2단계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가운데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 약 3500개사의 가상자산 거래를 시범 허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며 답보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흐름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만 제도 공백 속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는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니라 장기 보유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국내는 아직 상장사의 직접 보유 자체가 쉽지 않아 글로벌 흐름과 간극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