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금융의 중심은 이더리움…아시아가 가장 큰 축"

[인터뷰] 아드리안 리(Adrian Li) 이더리움 재단 APAC 생태계 개발 리드
"이더리움 빌더 커뮤니티, 여전히 제일 커…한국은 잠재력 뛰어난 국가"

아드리안 리 이더리움 APAC 생태계개발 리드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상에 예치된 자산 규모가 1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블록체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산이 유통되는 '온체인 금융'이 확산되면서다.

그중 700억 달러 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예치돼 있다. 점유율로 따지면 58%에 이른다. 솔라나,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아발란체 등 수많은 후발주자가 등장했음에도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에서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블록체인이기도 하지만, 블록체인의 근본 이념인 탈중앙화를 지켜내고 있는 것도 이더리움이 유일하다. 후발주자 플랫폼들 대부분이 빠른 거래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위해 중앙화된 방식을 차용했지만, 이더리움만은 여전히 탈중앙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이더리움 재단의 방향성도 명확하다. 기업이 아닌 비영리 재단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있지만 특정 국가나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시키지는 않는다. 예컨대 한국 시장의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한국 팀만 집중적으로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아드리안 리(Adrian Li) 아시아태평양(APAC) 생태계 개발 리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커뮤니티를 줄곧 눈여겨봤다. 그가 아시아에서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뉴스1 블록체인리더스클럽에도 참석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행사가 끝난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드리안은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데, 굉장히 에너지가 많은 국가"라며 "여전히 잠재력도, 기회도 많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잠재력 엄청나…이더리움 온체인 거래량 비중 제일 커"

아드리안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한국, 대만 등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있는 주요 국가를 꾸준히 오가고 있다. 이더리움 발전에 아시아 지역이 큰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드리안은 "이더리움 온체인 거래량 중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인도가 가장 크고 그다음으로는 한국이 크다"면서 "또 토큰2049나 KBW 같은 큰 행사들도 아시아에 많다"고 말했다.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많이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아시아만은 이더리움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다. 아드리안은 "요즘 사람들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많이 찾는데, 아시아는 이더리움이 '오리지널 플랫폼'이고 여전히 유용하다는 것을 잊지 않는 곳"이라며 "아시아에서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잠재력만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의 특징으로는 리테일(개인 투자자)이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리테일이 강한 만큼, 보수적인 규제도 추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드리안은 일본을 예로 들며 "일본도 마운트곡스 사태를 겪고 (가상자산에 있어) 보수적으로 변했다가, 규제를 완화했다"며 "한국도 안 좋은 일(테라 사태)이 있었지만 리테일 파워가 엄청난 국가이기 때문에 향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자동차를 수출하던 국가에서 드라마나 케이팝을 수출하는 국가가 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라며 "이런 성장세에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더욱 잘 결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드리안 리 이더리움 APAC 생태계개발 리드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후발주자들 등장했지만…"이더리움 빌더 커뮤니티, 여전히 제일 크다"

이처럼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이 뛰어난 만큼, 아드리안은 아시아 내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향후 더 성장할 것으로 봤다.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찾아 떠났던 개발자들 중 일부는 이더리움으로 돌아올 것이란 예측도 더했다.

아드리안은 "10년 전만 해도 이더리움이 스마트콘트랙트를 지원하는 유일한 블록체인이었다"면서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이 많이 나온) 지금은 개발자들이 다른 블록체인들을 경험하는 단계다. 그중 일부는 이더리움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이더리움 빌더(개발자) 커뮤니티가 여전히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근본 정신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블록체인이기도 하다. 아드리안은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들은 개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돈을 주면서 디앱(블록체인 기반 앱)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더리움과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화된 방식으로 디앱을 늘린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들과 달리, 이더리움 생태계에선 스스로 이더리움 기반 디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이제는 산업이 성장하면서 개발자뿐 아니라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운영자, 리서처, NFT(대체불가능토큰) 기획자 등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들의 포지션이 세분화됐다"며 "이렇게 산업이 다양한 각도에서 발전하는 게 이더리움 생태계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