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남' 백 감독 "구교환 액션, 옛날 홍콩 영화·UFC 보며 연구"(종합)
[N인터뷰]
30일 개봉 '부활남: 더 레드' 백 감독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지난 9월 30일 개봉한 영화 '부활남: 더 레드'의 백미는 평범한 취준생인 줄 알았던 주인공 석환(구교환 분)의 어마어마한 변모다. 예기치 못한 죽음을 당한 석환은 72시간 뒤 부활, 이전과는 다른 어마어마한 힘을 갖게 된다. 석환이 부활을 거듭할수록 영화의 액션은 판타지에 가까운 스타일로 변모하는데 속도감과 타격감이 보는 이들의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백 감독(본명 백종열)은 주변에서 자신을 "백 감독"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본명이 아닌 '백 감독'을 활동명으로 삼고 있다.
백 감독은 이번 작품 액션을 위해 과거에 나온 많은 작품을 다시 보고 참고할 부분을 찾았다. 특히 갈수록 강해지는 석환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단계를 나눠야했고, 뒷부분에서는 "물리적 법칙을 벗어나는 표현"이 많았기에 CG의 도움을 받았다. 액션 연출을 위해 참고했던 것은 홍콩 영화와 이종격투기 경기, 할리우드 히어로물 등이었다. 그는 "'멋'이나 '쪼'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쳇말로 동네 개싸움처럼 보여도 좋으니 그냥 막 치고받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광고 감독 겸 디자이너이기도 한 백 감독은 '뷰티 인사이드'(2015)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 두 번째 영화 '독전2'를 거쳐 세 번째 영화 '부활남: 더 레드'를 선보였다.
광고와는 다른 영화만의 매력을 "내가 죽어도 작품은 남는 것"이라고 밝힌 백 감독은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며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백 감독과 만났다.
-'부활남: 더 레드'을 개봉하게 된 소감은 어떤가.
▶긴장도 되고 신경도 쓰인다.
-'독전' 이후 3년 만의 연출작이다. 어떻게 ‘부활남: 더 레드’를 맡게 됐나.
▶제작사에서 먼저 제안을 줬다. 제안을 받기 전에는 원작을 몰랐다. 유명한 원작이라고 하더라. 제안을 받고 기획 시놉시스를 봤는데 아이디어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후 원작을 접하게 됐고 재미와 매력을 느껴 참여하게 됐다. 일단 죽어도 부활한다는 것, 그리고 취업준비생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원작과 비교해 세계관과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했다. 각색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내가 원작을 봤을 때 느낀 것은 굉장히 방대하다는 것이었다. 3년 넘게 연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우리가 가진 시간 안으로 줄이기에는 방대하다고 느꼈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원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설정을 가져왔고, 그것을 우리 영화화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김유정을 특별 출연으로 블루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처음부터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확장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임팩트는 필요했다. 대사가 많지 않음에도 임팩트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강한 캐스팅이 필요했다. 당시에는 김유정 씨가 적확하다고 판단했다. 김유정 씨를 세 살, 네 살 때 처음 봤다. 아동복 모델을 할 때 광고 작업에서 만났다. 이번에 만났더니 나를 기억하지 못하더라.(웃음) 예전 작업 이야기를 했더니 그 작업 자체는 기억하더라. 다만 나에 대해선 '누구세요?' 하는 느낌이었다.(웃음)
-완성본을 본 뒤 만족감과 아쉬움은 각각 어느 정도였나.
▶내가 영화보다 광고를 먼저 시작했는데 성격적으로 뭔가를 하고 만족해본 적이 사실 거의 없다. 항상 무언가를 하면 되돌아보고 '이걸 빠뜨렸구나' 하면서 복기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컷별로, 분야별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작품뿐 아니라 내가 하는 모든 작업에서 그렇다.
-액션을 위해 다른 작품들도 많이 참고했다고 들었다.
▶구교환 배우나 시아 배우도 그렇고, 무엇보다 무술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봤던 홍콩 영화부터 이종격투기, UFC, 할리우드에서 구현되는 히어로물까지 참고했다. 무술감독님께 말씀드린 것은 최대한 소위 말하는 '멋'이나 '쪼'를 줄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시쳇말로 동네 개싸움처럼 보여도 좋으니 그냥 막 치고받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많이 드렸다.
-구교환과 블랙 역 신승호의 대칭적인 이미지도 인상적이다. 두 배우를 함께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어쨌든 교환 배우를 'D.P.'에서 본 것도 내 기억의 아카이브 안에 있었다. 뭔가 대칭적인 그림이 필요했다. 두 사람 모두 카메라 밖에서는 활발하지만 앵글 안에서는 성격적으로 대비될 것 같았다. 지금은 피부 톤이 어두워졌지만 당시에는 한쪽은 피부도 하얘서 그런 대비도 있었다. 목소리 역시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구교환에게 석환 역을 제안할 때 어떤 생각이었나. 첫 미팅에서 배우의 반응은 어땠나.
▶첫 미팅을 했을 때 배우님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피차 반반 넘어갔구나’ 생각했다. 이 사람도 넘어왔고 나도 넘어갔다는 느낌이었다. 취업준비생인 석환을 굉장히 엉뚱하게 그리고 싶었다. 나는 남을 잘 웃기지 못하고 웃음도 많은 성격은 아니라 코믹한 것을 이야기하는 분들에게 공감을 잘 주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영화에는 분명 엉뚱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석환과 영하(강기영 분)가 끌고 가줘야 했다.
-작품을 통해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전에도 잠깐 말씀드렸는데 '걱정 마, 안 죽어'라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죽는다'는 것을 너무 가볍게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힘들어 죽겠다'처럼 '죽겠다'는 표현이 굉장히 많이 있지 않나. 석환도 그런 관점에서 저런 말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석환이 던지는 메시지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본명이 백종열인데 감독 활동명을 '백 감독'으로 쓰는 이유가 있나.
▶내 이름을 많은 분이 틀린다. 특히 (종열의)'이응'을 혼동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응을 뺄까' 생각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보니 나를 '백 감독'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70~80% 이상이더라. 그러면 그냥 한 글자로 하면 되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말로는 '백 감독'이라고 하지만 표기할 때는 한 글자 '백'만 쓴다.
-광고와 비교했을 때 영화 작업이 가진 가장 큰 차이와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는 엄청 길다는 것이다.(웃음) 그런데 매력이라면 영화는 엄청나게 오래 남아 있는 것 같다. 내가 죽더라도 작품은 남는다. 죽고 또 죽어도 이야기가 계속 남아 있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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