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뤼미에르 서밋서 "다행히 넷플이 투자"…韓 영화계 위축 토로
넷플릭스 "한국의 장기적 '스토리텔링 파트너' 되겠다"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석 중인 이창동 감독이 뤼미에르 서밋에 참석해 투자받기 어려운 한국 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짚었다.
이창동 감독은 7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에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공동 대표 등도 참석했다.
'뤼미에르 서밋'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마크롱 대통령 제안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가 공동의장국으로 참여하는 국제 영화영상산업 행사다. 세계 영화·영상 관련 기업, 창작자, 정부, 기관 등 200여 명이 초청되어 글로벌 영화·영상 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창동 감독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은 마침 '가능한 사랑'이 현재 진행 중인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후보로 진출해 영화제에 참석하던 중, 행사에 초청받았다.
이날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설경구 배우,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콘텐츠 부문 총괄부사장(VP) 등은 대통령 주재 간담 행사인 '넥스트 씬, K-콘텐츠의 내일을 말하다'에서 K-콘텐츠의 달라진 글로벌 위상과 성공 배경,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에 대해 밝혔다.
김민영 VP는 "한국 사회 이야기인 '참교육'이 개봉 8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역대 최다 시청 톱10 진입했듯, 가장 진정성 있게 문화와 삶을 담은 이야기가 가장 멀리 간다"며 "지금의 K-콘텐츠 위상은 창작자와 민간 기업, 그리고 정부라는 세 주체의 균형 있는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창동 감독은 자신조차 국내 투자를 받지 못할 만큼 위축된 영화 투자 시장 현실을 짚으며 "나는 다행히 넷플릭스가 투자를 결정해 준 덕분에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동석한) 정주리 감독의 '도라'가 프랑스에서 호평과 공동제작 제안까지 받았음에도 국내 개봉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이 감독은 앞서 할리우드 연예매체 THR과의 인터뷰에서도 "넷플릭스는 이 시나리오의 힘과 저의 연출력을 정말로 신뢰해 주었고, 제작의 전 과정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창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넷플릭스와 함께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제 연출 경력을 통틀어 가장 편안하고 마음이 놓였던 작품이었는데 나 스스로도 놀라운 경험"이라고 밝혔다.
또 이자벨 하스키 넷플릭스 글로벌 정책 전략 총괄 VP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라운드테이블 '글로벌-로컬 간 공동 번영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 영화진흥위원회·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인재 양성 협력, 독립·예술영화 생태계 육성 노력을 소개하며 지난 10년간 넷플릭스의 창작 생태계에 기여한 것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동행임을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콘텐츠에 영감을 받은 인도·브라질 창작자들의 작품을 언급하며, "문화는 일방향으로 수출되는 게 아니라 다방향으로 순환·교류하며 어우러지고 로컬 스토리는 국경을 넘어 파생 효과를 낳는 소프트파워 자산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테드 서랜도스 공동 대표는 미국영화협회(MPA) 회원사 자격으로 이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가능한 사랑'의 오스카 캠페인 의지도 밝히며, 이를 통해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며, 한국의 장기적 '스토리텔링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영화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최근 현지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돼 6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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