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실종 극장가…유해진·박지훈 '왕사남', 호평 업고 등판 [N이슈]

장항준 감독 첫 사극 '왕과 사는 남자' 4일 개봉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한 '만약에 우리'와 '신의악단' 화제성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배우 유해진·박지훈 주연의 '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를 앞두고 등판한다. 시사회부터 호평을 업은 '왕과 사는 남자'가 설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를 예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개봉일인 4일 오전 9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실시간 집계 기준 예매율 30.4%로 1위를 기록했다. 예매관객수는 14만 8833명이다. 최근 극장가가 장기 흥행작 위주로 흐름이 고착된 상황에서 신작으로서 예매율 1위로 존재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작품은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같은 곳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의 이야기를 다룬다. 계유정난 전후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과정에 집중해 온 기존 사극들과 달리, 단종의 유배 이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온다. 권력 다툼의 중심이 아닌, 역사에서 비켜난 공간과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 시선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도전 역시 관전 포인트다. 그간 희극과 스릴러를 오가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장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유배지에 모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희로애락을 쌓아 올린다. 역사적 사건의 재현보다 인물 간 정서와 관계의 변화에 집중한 접근이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극의 중심에는 단연 '흥행 배우' 유해진이 있다.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서사의 축을 잡는다. '왕의 남자'(2005) '전우치'(2009)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올빼미'(2022) 등 사극에서 특히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유해진은 이번에도 인물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결을 살리며 극을 이끈다. 박지훈은 단종 이홍위 역으로 분해, 그의 대표작인 '약한영웅' 시리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또 다른 결의 연기로 또 한번 더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특히 박지훈의 체중 감량과 캐릭터 몰입 과정은 작품 외적인 화제로도 이어졌다. 약 두 달 반 동안 약 15㎏을 감량하며 단종의 피폐한 상태를 구현했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체중을 유지했다는 점은 역할에 남달랐던 집중도를 보여준다. 다만 박지훈은 인터뷰 당시에도 외형보다 연기의 본질을 강조했듯, 캐릭터 내면을 표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개봉 전부터 단종 연기에 대한 업계 호평을 형성할 만큼, 호연을 보여줬다.

유해진과 박지훈의 관계성 역시 관객 반응을 이끄는 요소다. 극 초반 하인과 상전의 관계로 출발한 두 인물은 시간이 흐르며 부자에 가까운 정서로 변모한다. 이는 의도된 설정을 넘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배우 간의 호흡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인물 간의 감정선은 작품의 정서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화제성이 실종된 극장가에서 '왕과 사는 남자'는 배우들의 연기 호평을 무기로 등판한 카드다. 가족 단위 관객 유입이 중요한 설 연휴 특성과 맞물려 비교적 폭넓은 연령층이 선택할 수 있는 사극이라는 점은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예매율과 초기 반응이 설 연휴 흥행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극장가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