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①] '자체발광' 고아성X이동휘 시한부 설정이 의미하는 것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자체발광 오피스'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막을 내렸다. 첫 회 시청률 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자체발광 오피스'는 4회부터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7회 방송분으로 7.4%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 평균 6%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고정 시청층의 이탈 없이 드라마가 종영할 수 있었던 힘은 이야기가 갖는 공감대에 있었다.
지난 4일 밤 16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할 말 다 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의 일터 사수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취업을 위해 28년을 살아온 은호원(고아성 분)이 하우라인의 마케팅 팀의 계약직으로 겨우 입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된 서사였다.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시한부라는 설정이었다. 극 초반 은호원은 서우진(하석진 분)으로부터 면접에서 독설을 듣고 급기야 한강 다리에 올라갔다. "대학도 가고 장학금 받으려고 잠도 안 자가면서 미친 듯이 했고, 먹고 살려고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저한테 다들 왜 이러시냐"고 원망하다 중심을 잃고 한강에 빠졌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응급실에서 도기택(이동휘 분), 장강호(이호원 분)과 만났다가 자살 미수로 실려온 환자가 6개월 밖에 못 사는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은호원은 이후 자신이 시한부 환자라고 오해했다. 은호원은 이때부터 할 말 다하는 계약직 직원으로 거듭났고 회사의 부당함과 부조리를 참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스스로 사원증을 던지고 회사를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후 은호원이 시한부가 아니라 담석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정규직에 채용되는 기쁨도 누렸다. 그러다 15회에서 도기택이 시한부 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도기택은 하지나(한선화 분)와의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시한부를 앞두고 결국 이별을 통보했다. 그의 병을 알게 된 하지나는 "잘 버티고 오라"며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자체발광 오피스'에서의 시한부 설정은 다소 헐겁긴 했지만 단순한 반전 장치로만 사용되지 않았다. 은호원은 자신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난 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스펙도, 직장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 내 삶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의 부당한 대우를 계약직이라고 해서 침묵하고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도기택도 마찬가지였다. 은호원과 장강호는 정규직에 채용됐지만 도기택 홀로 계약직 직원으로 남은 바 있다. 하지나와의 미래는 여전히 막막했고 사랑은 사치라고 느껴졌지만 막상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자 소중한 것은 단번에 뒤바뀌었다. 불투명한 미래 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현재가 더 소중해졌고, 그간 돌아보지 못했던 삶의 소중한 순간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N포세대의 현실과 고민을 그대로 반영한 드라마였지만 동시에 시한부 설정으로 나름의 의미를 더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스펙과 취업으로 자신을 돌아볼 틈 없이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청춘들에게 공감 뿐만 아니라 위로와 감동을 안길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늘만 행복하면 모든 날이 행복하다"는, 잠시나마 시한부 인생을 겪었던 은호원의 대사는 더욱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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