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에 40억 코인 물려줬다"…미성년자 증여, 1년새 3배 껑충

지난해 103건·40억 3400만 원 증여…0~11세 증여액 3배로
세제개편안에 가상자산사업자 일괄조회 포함…상속·증여 관리 강화

지난달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6.8.25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된 가상자산 규모가 1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을 통한 세대 간 자산 이전이 빠르게 늘면서 정부도 과세 관리 강화에 나섰다.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가상자산사업자를 상속·증여 관련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가상자산 증여는 103건, 40억 3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53건, 14억 7000만 원과 비교하면 건수는 1.9배, 금액은 2.7배로 늘었다.

특히 초등학생 이하 연령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0~11세에 대한 가상자산 증여는 2024년 28건, 7억 7400만 원에서 지난해 65건, 23억 4600만 원으로 늘었다. 건수는 2배 이상, 금액은 약 3배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0~5세 대상 증여는 2024년 8건, 3억 500만 원에서 지난해 30건, 9억 700만 원으로 늘었다. 6~11세는 같은 기간 20건, 4억 6900만 원에서 35건, 14억 3900만 원으로 증가했다. 12~14세는 지난해 18건, 8억 2500만 원, 15~18세는 20건, 8억 6300만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가상자산 상속·증여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가상자산 상속·증여는 모두 423건, 458억 6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77건, 136억 800만 원과 비교하면 건수는 2.4배, 금액은 3.4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속은 63건, 128억 2900만 원이었고 증여는 360건, 330억 3300만 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가상자산 증여 360건 가운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증여는 103건으로 28.6%를 차지했다. 전체 증여 10건 중 3건 가까이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셈이다.

가상자산을 통한 상속·증여가 늘면서 정부도 관련 과세자료 확보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세청의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사업자를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국세청은 상속세나 증여세 조사 과정에서 은행·증권사·보험회사 등 금융회사에 금융재산을 일괄 조회할 수 있다. 정부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사업자가 보유한 관련 정보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상속·증여와 관련해 국세청이 질문이나 조사를 할 수 있는 대상에도 가상자산사업자를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가상자산을 통한 재산 이전에 대한 과세당국의 정보 접근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가상자산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도 현행법상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뒤 20%의 세율을 적용하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질 세율은 22%다.

예를 들어 필요경비를 제외한 연간 가상자산 소득이 1250만 원이라면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1000만 원에 대해 220만 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가상자산을 증여할 경우에도 다른 금융자산과 마찬가지로 증여세 신고 대상이 된다.

국세청장이 고시한 가상자산사업자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증여일 전후 각각 1개월, 모두 2개월간의 일평균가액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가족 간 증여재산 공제 한도도 다른 자산과 동일하다. 10년간 합산해 배우자는 6억 원, 성년 자녀는 50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미성년 자녀의 공제 한도는 2000만 원이다.

정태호 의원은 "개인 간 이전과 해외거래·개인지갑 등을 포괄하는 과세정보 확보 체계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며 "가상자산을 통한 세대 간 자산 이전이 증가하는 만큼 증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정 과세를 위한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