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GDP 26.4% 급증…한은 "1인당 소득 4만달러 가능성 매우 커져"(종합)

46년 9개월 만에 최대 폭 성장…하반기 분기 평균 0.2~0.3%면 연 3.3%
반도체 초호황 여타 업종으로 확산…"하반기 가계·정부로 분배 가시화"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세종=뉴스1) 김혜지 전민 기자 = 올해 2분기(4~6월)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26.4% 급증하면서 4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수출가격이 크게 오르며 생산량 증가 속도를 훌쩍 넘어서는 소득 개선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높은 명목소득 증가와 환율 안정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평가했다. 기업 호실적도 반도체 외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 배당·세금 등을 통해 가계·정부로의 낙수가 가시화할 것으로 봤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명목 GDP는 834조 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9.2% 증가했다. 전년 동기 증가율은 1분기 17.1%에서 26.4%로 확대돼 1979년 3분기(27.7%) 이후 가장 높았다.

명목 GDP는 생산량뿐 아니라 가격 변화도 반영한 나라 경제의 전체 규모를 보여준다.

명목 성장·국민소득 나란히 급증…"올해 1인당 GNI 4만달러 가능성"

2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1.9% 올라 1980년 4분기(26.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출 디플레이터가 56.6% 급등해 수입(21.0%)을 큰 폭으로 웃돈 가운데 내수 디플레이터 상승률도 1분기 2.1%에서 3.6%로 확대됐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는 중동 전쟁의 영향이 반영되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며 "2023년 1분기 4% 이후 최고"라고 설명했다.

국민 전체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전년 동기 증가율이 1988년 4분기(15.7%) 이후 3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무역이익이 38조 7000억 원에서 58조 5000억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었다.

명목 GNI는 전기 대비 8.8%,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어났다. 상반기 전체로는 1년 전보다 21.8% 급증했다.

김 부장은 하반기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다는 전제 아래 "연간으로 명목 GNI 증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환율 안정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1인당 GNI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밝혔다. 정확한 1인당 GNI 통계는 내년 3월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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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분기당 0.2~0.3% 성장하면 연 3.3% 전망 달성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로 속보치와 같았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4%, 0.2% 늘었고 건설투자는 0.1% 줄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3%, 0.7% 증가했다.

김 부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3.3%에 대해 "산술적으로 하반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 0.2~0.3%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환율 하락의 GDP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은 특히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가격도 추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업 호실적 확산…반도체 호황, 하반기 가계·정부로 낙수

총영업잉여는 전기 대비 18.5%,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했다. 두 지표 증가율 모두 분기별 분배 GDP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였다.

임금 등 피용자보수는 전기 대비 1.9% 늘었다.

김 부장은 "반도체 업종 외 여타 업종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제 차액 개선에 따른 석유정제업, 의약품·화장품 수출 증가에 따른 화학제품 제조업, 고부가 선박 수출에 따른 선박 제조업 등의 실적이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HBM4E 웨이퍼’에 사인을 남겼다.(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2 ⓒ 뉴스1

그는 "법인세 중간예납, 삼성전자 현금배당에 따른 배당금·배당소득세 등으로 하반기부터 기업 소득 분배가 점차 가시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과급·배당금은 가계소득을, 법인세 등은 정부 소득을 늘려 시차를 두고 내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계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은 전기 대비 2.1% 늘어 1분기(0.3%)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5% 증가했다.

총저축률은 45.6%로 전 분기보다 3.9%포인트(p) 올라 1970년 통계 공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8.9% 늘어난 반면 최종소비지출은 1.6% 증가한 결과다.

김 부장은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그만큼 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미래에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향상했다고 볼 수 있다"며 늘어난 저축이 향후 민간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총투자율은 24.2%로 1975년 3분기(22.0%) 이후 최저였다. 투자에 해당하는 총자본형성이 4.3% 늘었지만, 소득 증가 속도에는 못 미쳤다.

체감 경기와의 괴리에 대해서는 GDP가 경제 전체의 평균적인 변화를 측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기업 이익이 가계 소득과 소비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외 부문으로 파급되는 데 어느 정도의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