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총재 "특별한 충격 없다면 금리 더 올린다…이달 결정은 지표 보고"
"환율, 금통위에 여유 주지만 중요도↓…근원물가·성장 더 봐"
"반도체만 성장해 금리 못 올린다는 논리, 받아들이기 어렵다"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시작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다만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곧바로 금리를 올릴지는 향후 경제지표와 전망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유 부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자격으로 연 간담회에서 "7월에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인상의 속도와 시기는 정말 복잡한 문제일 수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이클상 추가 인상이 뒤이을 것"이라며 "그 시기와 속도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가 인상 가능성의 배경으로는 과거 인상기보다 강해진 명목소득과 경상수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 서울·일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 요인이 거론됐다. 유 부총재는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소득과 소비·투자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유 부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기가 과거 인상기와 비교해 명목소득과 경상수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네 차례 금리 인상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경상수지가 이전 금리 인상기와 대비해 확연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1~6월 경상수지는 1910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1232억 달러의 약 1.6배에 달했다.
유 부총재는 "명목소득 급증은 실증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내수로 파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소득과 소비·투자를 거쳐 물가 상승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IT 임금 상승으로부터 3개월 후 서비스 임금이 오르고, 그다음 서비스 물가가 오르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다만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곧바로 추가 인상에 나설지는 향후 전망과 데이터를 확인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발표된 2분기 GDP와 7월 물가에 더해, 일별 통관 수출과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국의 8월 경제 전망에 일별 통관 수출, 신용카드 실적을 더해 판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금통위 결정에 다소 여유를 줄 수 있으나 핵심 변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부총재는 "환율이 조금 안정되면서 금통위원들께서 약간 여유를 가지실 수는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조금 내려갔다지만 사실 1400원대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에 강한 상방 요인"이라며 "그렇게 충분한 여유를 주느냐는 조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유 부총재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향후 근원물가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 경제 성장세는 계속될 것인지의 여부"라고 밝혔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전월세 시장 불안과 서울·일부 수도권의 높은 주택가격 오름세, 가계부채 증가 규모의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유 부총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IT 부문의 회복도 견조하다고 밝혔다.
그는 "IT 회복에 가려 있지만 조선·방산·에너지·바이오 수출이 아주 견조하다"고 주목했다.
반도체 산업에 성장이 편중됐다는 이유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주장에는 반박 논리를 펼쳤다.
유 부총재는 "어느 한 부분만 성장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논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하는 목적인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의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어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이전 경제를 안정시킬 필요성에 근거해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부문별 격차는) 다른 정책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부총재는 이번 물가 상승이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만큼 가파르지는 않겠으나 수요 측 압력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물가가 점진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물가 상승 폭은 크지 않겠지만 지속성에 따른 통화 정책적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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