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관찰대상국 지정 속 '원화 약세' 재언급…일부 하방압력 전망

'韓 펀더멘탈' 재차 강조…대미 투자 불확실성 경계한 듯
관찰대상국 지정은 예상된 결과…영향 제한적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다. 2026.1.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도, 현재의 달러·원 환율 수준이 한국의 경제 체급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재차 강조해 관심이 쏠린다.

연이은 언급의 배경은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한국의 대(對)미 투자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 일관된 메시지를 내면서, 향후 일정 부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美, 연이은 '원화 약세' 언급…원화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2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를 발표해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 언급했다.

미 재무부는 "2025년 하반기 원화의 추가 약세는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대체로 대칭적이었다"며 "당국은 절하와 절상 압력 모두에 대한 급격한 변동을 저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이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관된 개입 패턴에서 대체로 대칭적 개입 패턴으로 전환한 것은 환영할 만 한다"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의 이번 평가는 최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 경제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일관적 평가는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심화할 경우 지난해 합의한 대미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로 분석된다.

또 시장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동시에, 암묵적으로 원화 약세가 해소돼야 미국의 무역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재정경제부는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 일방향 약세로 과도하게 움직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미 재무부의 상황 인식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번 미국의 재언급이 향후 달러·원 환율 상승에 일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결국 우리의 대미 투자를 받기 위해선 미국 입장에서도 환율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심리적으로 원화 약세로 가는 데는 일부 제약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관찰대상국 지정, 무역 흑자로 불가피…시장 영향은 미미

미국이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했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했을 때 이번 관찰대상국 재지정은 예상된 결과다.

미 재무부는 △대미 무역흑자 150억 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경상수지 흑자 △GDP의 2% 이상 및 8개월 이상 미 달러 순매수 지속 등 3가지 기준으로 다른 국가를 평가한다.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고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3개 요건 중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등 2개 요건을 충족해 2024년 하반기 이후 3회 연속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시장에서도 이번 관찰대상국 재지정으로 환율 변동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특히 미 재무부가 최근 국민연금의 외환 전략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재무부는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가 해외투자 다변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는 2024년 4분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에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행과 외환스와프에 대해 "이런 조치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과도한 절하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정량적 기준에 따라서 움직인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미국은 (연기금의) 매도 계획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향후 매수 개입을 할 타이밍에 국민연금을 동원하지 말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펀더멘탈 대비 원화 약세가 과하다는 것은 이창용 한은 총재나 재경부에서도 계속 언급했던 내용으로, 미국도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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