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 2.4%↑…환율 뛰자 농축수산물 5.3%·석유류 5.9%↑(종합)

달러·원 환율 전년比 4%대↑…수산물·축산물·가공식품 상승 압력
석유류, 환율+유류세 축소에 9개월만 최대폭 상승

서울 마포구의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지 2025.11.3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이강 임용우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오르며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환율 영향이 확대되면서 농축수산물(5.6%)과 석유류(5.9%) 등 수입 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전년 동월 대비 약 4.3% 상승한 영향으로 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등 전반에 가격 압력이 이어졌고, 석유류도 유류세 축소와 맞물리며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2.4% 상승했다. 지난 10월(2.4%)에 이어 두 달 연속 같은 상승률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5.6% 올랐다. 채소류(-4.7%)는 하락했지만 농산물(5.4%), 축산물(5.3%), 수산물(6.8%) 등 전체 품목이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2024년 6월(6.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신선과실은 11.5%, 신선어개는 7.4% 각각 올랐다. 쌀(18.6%), 귤(26.5%), 사과(21.0%) 등은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토마토(-14.9%), 당근(-48.8%), 무(-28.1%) 등은 가격이 크게 내렸다.

축산물 가운데서는 돼지고기(5.1%), 국산쇠고기(4.6%) 등이 올랐고, 수산물에서는 고등어(13.2%) 등이 상승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은 채소류의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됐고, 일부 품목은 출하 지연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수산물은 환율 상승 영향과 더불어 최근 어획이 좋지 않은 품목들이 있어 어획과 환율의 복합적인 영향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3.3% 올라 오름세가 이어졌고, 빵(6.5%), 커피(15.4%) 등의 상승도 지속됐다. 다만 지난 10월(3.5%)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석유류는 5.9% 올랐다. 경유(10.4%), 휘발유(5.3%)가 모두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6.3%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이다.

이 심의관은 "국제유가는 조회 사이트·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두바이유 기준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11.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환율은 11월 1일부터 26일까지 평균을 내보면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며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율 단계적 축소가 맞물리면서 석유류는 이번 달 5.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2.3% 상승했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3.0% 올라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보험서비스료(16.3%), 공동주택관리비(3.3%), 외식(2.8%) 등이 상승했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3.1% 올랐다.

이 심의관은 "보험의 경우 최근 1년간 실손보험료가 순차적으로 인상되면서 보험료가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로 전월(2.2%)보다 소폭 낮아졌다. 또 다른 근원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p)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다. 식품은 3.7%, 식품이외는 2.3% 각각 올라 먹거리 물가 부담이 이어졌다.

계절·기상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4.1%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브리핑에서 "환율에 따라 수입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석유류는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점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 부분도 환율 흐름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